매거진 아기와 나

잘 부탁해 Yo

Yo Yo Yo, 20190924

by 윤신





꿈이었을까.

초음파로 본 손톱같은 심장이 내 뱃속에서 콩닥거리며 뛰는 모습을 본 날도

입으로 들어간 모든 것을 토하던 순간 꿈틀, 느껴지던 작은 발차기도

갑자기 멀쩡하던 갑상선 호르몬이 떨어지고 빈혈이 생기거나

볼링공 하나 거뜬히 들어갈 정도로 배가 불러 펭귄처럼 뒤뚱히 걸을 때도,



심지어는 작디작은 네가 내 가슴 위에서 쌔근쌔근 숨을 고르며 잠을 자고 있는 지금도

'이 자그마한 아기는 어떻게 내게 왔을까.'

묘한 기분에 실감이 나질 않아.

네가 내 딸이란 것,

무엇보다 내가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이.

네가 보드라운 입술을 옴짝달싹이며 '엄-마-'라 부르면 실감이 날까.


모르겠어.


엄마라서가 아니라 푹신한 유리 같은 네가 조마조마하고 사랑스러워 자꾸만 널 안고 먹이고 돌보는 지금이지만,

이러다 보면 내 곁에 없는 네가 내 곁에 있는 너보다 낯선 날이 곧 오겠지.

그때까지도, 그때부터도

잘 부탁한다.

Yo 작고 완전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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