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이렇게 미끄러져 나가 버리는,
한껏 기대를 하고 펼친 책이 기대에 못 미친다.
시대 감성을 더 이상 읽지 못하는 게 아닐까.
다들 좋다는 일본 작가의 시가 속에서 맴돌지 못하고 동공 밖으로 미끄러져 내린다.
어느 사이엔가 한 사람보다 엄마의 역할에만 익숙해져 버린 걸까.
요 며칠도 그렇다.
슬쩍 기대를 했더니 처절하게 나뒹군다.
무슨 기대였을까.
또 어떤 기대가 남아 있던 걸까.
아, 그래.
기다리다 기다리다 오늘 받은 시집처럼 작은 기대들, 하루를 일구는 소소한 묶음 중 하나, 반복되는 일상의 집합 가운데 소수, 뭐 그런 거지.
그리고 또 엄마로 잠드는 거지.
오늘은 부디 나의 아가가 단잠을 자길, 사소한 기대 같은 걸 다시 하면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