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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신 May 16. 2022

small talk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한 이야기


-혹시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알아? 생각과 기운이 같은 것들을 끌어당기는 거 말야. 왜 '시크릿'이란 제목의 책이 유명하기도 했는데.

-응, 알지. 연금술사에도 그런 게 나오잖아. 누군가 진실로 무언가를 바라면 온 우주부터 부엌에 있는 작은 그릇까지 이뤄주고 싶어 몸을 달그락거린다고 하는.

-난 믿어. 에너지의 파장이랄까, 비슷한 것들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야. 무한히 긍정적인 생각은 그런 상황과 결과를 끌어당기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자신의 말을 의심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할까. 내 속에 있는 저 심연의 아이도 동의할까. 사람들이 부르는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그저 바라면 이루어진다, 의 간곡한 버전 아닐까. 생각하고 바래서 이루어진다면 그건 기적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일할 때 내가 '욕바'라고 부르던 사람이 있어. 욕심쟁이 바보라는 뜻이야. 능력은 없는데 그 사람은 타고나기를 욕심에 충실하도록 무구하게 태어난 거지. 자신이 한 일을 부풀리고 남의 일을 탐내고. 결국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다 망칠 거면서 말야. 그런데 있지. 그 사람이 승승장구해. 참 어이없어서 옆에서 가만히 보는데, 문득 그 사람의 그 순진무구하도록 가득한 자기애와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 그에 상응한 결과를 끌고 온 건 아닌가 싶은 거야. 회삿돈을 사비로 쓰면서도 그는 당당해. 남의 일을 뺏으려 하면서도 그는 떳떳해. 그런 해맑고 무차별적인 욕심도 그 법칙은 이뤄주는 거지. 왜? 욕심과 자신에게 순수하도록 진실하니까 그는.

-에이, 그건 아니지. 그런 식의 바라는 마음마저 이뤄지는 건 옳지 않아.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야. 끌어당김의 법칙은 문학이 아니라 과학이니까. 양자물리학 같은 것 말이야.



하긴 인간의 도덕관념과 이성은 사실 인간에게만 해당된다. 자연 mother nature 마저 인간의 도덕성과는 무관하다. 끌어당김의 주체(우주나 그 어떤 세계? 과연 무엇일까)와 인간의 도덕률 또한 하등 관계도 없을 일이다. 하지만 역시 그런 건 싫다. 난 결국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 부도덕하고 악에 가까운 바람은 이뤄져선 안된다. 그래야만 한다. 고백하자면 나 또한 오랜 시간 그 끌어당김의 법칙을 적고 말하며 어느 정도 믿었다. 대신 우주에는 시간관념이 없으니 이루어지는 시기가 다를 거라고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어느 정도' 믿고 있다. 다만 선의 편에서 발현하기를 떼를 쓰듯 바랄 뿐이다. 



-'욕바'의 실체는 분명 어느 시점에서 탄로 날 거야. 부풀어진 끌어당김도 어느 순간 다 식을 거라고.

-나도 그러길 바라. 그래서 멀리서나마 계속 지켜볼 예정이야. 그런 시기가 온다면 언제일까 나도 궁금해.



그때엔 나에게도 꼭 알려달라며 그녀에게 신신당부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달콤한 거짓일지 맵싸한 진실일지 나 역시 궁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몰래 숨어 그를 주시하며 그 법칙에 대한 나의 '어느 정도'의 애매한 믿음을 고민하는 것보다 바라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 천 배 만 배 낫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형태와 방식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다 보면 난 그것의 한가운데 서 있을 것이다. 작가처럼 생각하고 작가처럼 글을 쓴다면 그게 바로 작가일 테니까.



아,

어쩌면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그냥 이런 걸지도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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