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녀가 알고 싶었다.
태어난 이상 어차피 살아갈 거라면 자신과 조금 더 친해지는 게 나을 지도, 그러면 손에 쥔 뭔가를 놓고 쥐는 게 더 편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사주를 봤다. 오행에 목이 없어 이렇게 나무를 만지며 살고 있나, 마른 손을 매만지다 이번엔 꿈을 배우러 갔다. 매일 밤 무의식이 던지는 상징들을 해석하면 자신을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녀는 기원했다. 깊숙한 곳의 그녀가 건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으면 하고.
선생은 그녀에게 꿈에 나오는 모든 것들은 다 그녀 자신이라고 했다. 낡은 테이블이거나 갓 만들어진 테이블, 숲을 나는 새, 불투명한 구름, 모든 것들이 그녀 자신의 조각이자 일부라고 했다. 그녀는 꿈이 지난 자리를 더듬으며 일기를 쓰고 꿈을 이야기하고 꿈을 그렸다. 악몽이 며칠을 괴롭히는 날엔 얇은 휴지에 그것을 그려 라이터로 태웠다. 그런 작은 의식들이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로부터 일으켜진 불안이며 도대체 누구로부터 지키는 제례인가, 그녀는 문득 궁금해졌다.
꿈은 여전히 어려웠다. 난해하고 모호하며 뒤엉켜 있는 꿈의 복판에서 어느 것을 빼내어 낮의 언어로 번역해야 할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꿈의 은유와 상징은 겹겹이 쌓인 셀로판지의 다층적인 무늬라고 선생은 말했다. 빨간 셀로판지에는 동그라미가 푸른 셀로판지에는 세모가 노란 셀로판지에는 별이 그려져 있는데 그것을 겹쳐 관통하는 아스라한 빛이 그녀의 꿈이라는 것이다.
빨간 동그라미, 푸른 세모, 노란 별, 혹은 보라색 오각형, 초록색 기형,
혹은 검은 무형.
꿈을 더 잘 알고 싶어요. 그녀가 말했다.
시를 많이 읽으세요. 선생이 말했다.
시를 읽듯 그것의 형태를 설명하기보다 감각해 보라 했다. 돌발하는 형태와 왜곡, 그녀의 무의식이 결정한 구성이 연결한 흐름을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라 했다. 그녀는 '왜'라는 의문을 빼버렸다. 거기에 있구나. 있었구나. 있을 것이구나. 시제도 빼버렸다. 혼재하는 시제와 이미지의 편린들이 콜라주를 이뤘다. 조각들, 어느 한낮에 한밤에 남겨진 그녀의 조각들, 몸을 흔드는 나무들, 밀물에 쓸려 다니는 무수한 모래알들.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던 그녀는 미지근한 물을 마셨다.
여전히 그녀는 꿈을 기록하고 이야기하고 그린다고 했다. 자신의 무의식이 남기고 간 그림자를 좇는다고 했다. 꿈에게 우린 무얼 할 수 있나요, 누군가 물었다. 음, 글쎄요. 꿈에 나오는 나의 조각들에게 더 다정할 수밖에요 하고
그녀는
고요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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