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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신 Oct 22. 2023

hysteric


엄마 이것은 새벽이 아니에요 등짝에 말라붙은 날개, 시들어진 풀, 열리지 않은 문

아직 치켜올려지지 않은 빛의 뿌리

이것은 미명으로 둔갑한 권태예요     


목이 마른 물고기가 뻘건 입을 벌려 울어요

젖을 줄까요

바다의 젖을 퍼서 줄까요

그런데 엄마

저 물고기는 어디에서

왔나요     


시퍼런 빛-

공중에 선 새가 새벽은 영원히 젊다고 했어요

푸른 탓에

영원히

젊음이라고, 빛을 받지 않아도 늙지 않는다고 했어요

저는 목구멍이 보이도록 웃었어요

영원이 어딨니 새벽이 어딨니

새야, 저건 권태란다

저어기 울던 물고기가 같이 웃어요

그런데 엄마

부서진 에나멜 빨간 구두 같은

저는

어디에서 왔나요     


새벽이 머리칼을 퍼어런 머리칼을

흩트리고

물고기는 아직도 미친 물고기처럼 웃고 있는데

엄마

저는 단 한 번도 젊었던 적이 없어요

어리거나 늙은 권태만이

선득한 권태만이 오고 가고 엄마

저는 단 한 번도 푸른 적이 없어요

아아 단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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