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핏빛 자궁을 꺼내어
곱게 펴서
물을 뿌려 정성스레 씻기고
볕을 나란히 받는 너른 바위에다가
잘 마른빨래처럼 말려 놓고 싶다
식어버렸지만 여전히 싱싱한 겨울 햇빛이
붉은 핏덩이에 닿으면
나는 그것을 이쪽저쪽으로 돌려 골고루 볕을 받게 하고
두 손 받쳐 입으로
또 다른 근원인 나의 입으로
꿀꺽,
목구멍 아래 삼키고 싶다
근원이 근원으로 삼켜질 즈음
다시 한 번
이 생을 긍정하고
무한히 붉은 기원을 축복하면서
*
자궁, 이라는 단어를 바라본다. 아들 혹은 자식이라는 뜻의 자子와 집이라는 의미의 궁宮. 태어날 모든 아이가 처음으로 머무는 집이어서인지 대장, 신장 같은 다른 내장과는 달리 약간의 신성함마저 풍긴다. 모든 이가 공평히 자리하는 태초의 성역, 영어로는 womb. 동굴의 울림이 느껴지는 이 단어를 어린 남자아이들은 조롱하고 어린 여자아이들은 부끄러워한다.
왜.
기침을 하는 목구멍을 부끄러워하지는 않는데 왜 우리는, 왜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깨질 것 같은 머리와 끊어질 것 같은 허리를 붙든다. 고통으로서 한 달의 한 번의 반복을 남몰래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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