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게 좋아

by 윤신


예쁜 게 좋아

혀뿌리에 심겨진 그 말은 어느 때고

툭,

입 밖을 나왔다가

예쁜 사람이란 뭘까 다시 쑤욱 목구멍 깊숙이

들어갔다가

아니

예쁜 게 별 건가

잘록한 허리 흰 살결 싱싱한 자궁

흐르는 피 가지런한 눈썹 흰 손톱


아니면

흰 숨

쓸데없이 날카로운 고양이의 송곳니

녹지 않은 눈

어린아이들의 끊이지 않는 수다

쓰고 쓰이는 말


눈부신 빛의 살갗

생의 축복

예쁜 것 너머 한참이나 너머

아니면 그 안 한참이나 그 안

예쁘고 예뻐서 예쁜 줄 모르는

사라지지 않았으나 사라지고 말


서러워라

이 모두가 사라진다니


그러면 역시 가볍게

다시 한번 가볍게

난 그저 예쁜 게 좋아

그게 무엇이든

그것으로 무엇을 상실하든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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