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Continued

by 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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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했지 이름이 피넛이던 강아지에게 땅콩아 인사하고 전시회의 그림을 보고, 기침만 했더니 세 달이 지나버렸네 얘기하고

모든 것에 완성된 것은 없습니다

그림 작가의 말에 우리는 핸드폰을 들어 올렸지 요즘 나는 그래 다시는 보지 않을 영상을 그렇게도 찍어대 결국 현실에서도 화면으로도 제대로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지나겠지만 오늘 저녁이라고 다를 건 없겠지 그가 또 뭐라고 했더라 이미 한번 완성한 작품에 다시 흰 페인트로 선을 긋고 그 안에 채색을 하고 - 그것은 그림을 지우는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표시입니다라고 했던가 너도 그 말이 와닿았다고 했던가


그리고 그리하여 그러해서


또 우리는 왼쪽 흑백의 그림과 오른쪽 컬러의 그림을 봤지 똑같은 구도와 사물의 그림을. 너는 말했어 흑백 그림을 볼 때는 변기와 카드, 야구공이 맨 먼저 보였는데 컬러 그림에서는 격자무늬 사이의 눈, 죽은 식물, 타자기 같은 것들이 보여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우리는 희게 그어진 선과 검은 물감, 색색의 형태 사이에 무언가를 알아봤어 그림에서 몇 발자국 물러서서 제목을 맞추기도 했지 너는 어질러진 내 방, 나는 나의 정신세계라고 했던가 그 반대였던가 하지만 둘 다 정답은 아니고 제목은 ‘처리했다’였어 뭘 처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정리는 아닌가 보다고, 아니면 처리된 건 하나에 대한 두 개의 기억일지도 모르겠다고, 기억이란 건 개별의 칠에 따라 다르기도 하니까

모든 것에 완성은 없으니 지나간 것을 꺼내고 다시 칠하고 오리고 붙이고. 작가가 그림에 붙인 압정과 물티슈, 껌, 천조각을 보다가 작품으로 구원받는 쓰레기는 더 이상 쓰레기가 아닌가 생각하고

그렇게 투 비 컨티뉴드

영원한 회귀

그건 마치 내 글과도 같다고도 생각하고

어디 갈까, 그러게 우리 어딜 갈까

사실 나는 p야 나도 p인데

그럼 우리 일단 걸을까

큰 딜레마도 없는 가벼운 몸과 정신으로 물가를 걷다가 수양버들과 양버들과 왕버들을 거기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끌어안다가 그래, 우린 바람을 맞았지 잘 세팅된 너의 머리가 날리고 우린 어디로 걷고 있을까 잘은 모르지만 괜찮아 우리는 p들이니까 p의 충동적인 피가 우리의 정체성이니까

각자가 완성한 날들을 서로에게 접고 펼쳐 보이고 이 또한 계속이어질 거라는 얘기를 하고

그렇게 투 비 컨티뉴드

그건 내 글만의 이야긴 아니었고

사 년만, 우리는 사 년 만에 만나 길을 걸었다

내가 목련이 좋다고 하니 너는 알새우칩이라 말하고 까만 오리 엉덩이가 물로 쑤욱 들어가는, 물비늘이 유난히 크고 붉은 태양빛에 반짝이는 그런 날에 우리는 걷고 그렇게 또 하루를 완성시키고 또 언젠가는 덧칠을 하고 그러니

투비 컨티뉴드 모든 것에 완성된 것은 없단 그 말은 맞을지도 몰라

그렇게 걷고 또 우린 웃고 잃어버린 우산을 다시 찾고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계속 영원처럼 다시는 없을 것처럼 지금을 살겠지 p의 피로 서로 다른 갈래로 이어지는 기억을 갖고 미완성의 하루들을 영원히 영원히 부서지는 햇빛, 그 안에서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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