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점

by 윤신



이모는 혀를 길게 뽑았다. 붉고 푸른 혀가 몸에서 빠져나왔다. 더요. 가능한 한 크게 입을 벌리고요. 고향의 아버지나 아버지의 친구는커녕 고향의 막냇동생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한의사가 비장인지 대장인지 배의 어딘가를 누르더니 손을 뗐다. 손이 새벽처럼 찼다. 이모는 입을 아 벌리면서 혹시 입속으로 이모가 숨겨둔 속이 보일까 봐 얼른 입을 닫았다. 자신도 볼 수 없는 속을 누군가 훔쳐보는 일은 무섭고 부끄러웠다. 자궁이 안 좋으신가요, 어떤 불길한 진단을 받은 적이 있나요. 이모의 살갗이 쌀알처럼 돋아났다. 어떻게 아셨나요. 보통 이렇게 혀만으로 아는가요. 혀에 오장육부가 다 있는가요. 허리를 숙인 채 혀를 내밀고 말을 했다.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손이 새벽처럼 찬 한의사가 이모의 역사를 꾸짖었다. 이모는 서러워져 벌린 입으로 동자처럼 말을 펼쳤다. 사실은 제가요, 자궁이 없어요. 자궁이 없으니 여자가 아니라대요. 여자구실도 못한다 하대요. 그건 제가 살아온 시간이지만 제 잘못은 아니에요. 이모가 입 속으로 참아온 이야기를 허공에 뱉자 손이 새벽처럼 찬 한의사는 발화된 적 없는 말을 싹둑싹둑 잘랐다. 여기요, 혀의 이 부분이 자궁인데 움푹 꺼졌죠. 이것이 당신의 사주입니다. 이모의 침이 책상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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