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벗고 차를 탔어.
물을 가득 머금은 공기가 침을 뱉어 모래를 적시고
차 안의 보드라운 발바닥과 말랑한 울음에 그대로 나는 차를 몰았지.
밖에 벗어둔 신발은 까맣게 잊고.
잊거나
잃어버리는
사물들
혹은 시간
이틀 전엔 차 위에 꽃다발을 두고 달렸어.
차는 달리고 꽃은 인도에서 다시 피어나고
나는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저기에서 꽃이 피어나는구나 감탄하고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잃어버린 채
가볍게 살아가
어제의 나는 차를 타고 차키를 잃어버렸는데
시동을 끄지 못해 차도 나도 지칠 때까지 뜨거워져서 우리는 한참을 울었는데
잃어버리고 되찾지 못한 꿈들을 헤아리면서 우리는 함께 코를 풀었던가.
어차피 산다는 건 잃어버린 길의 연속이야, 차는 그렇게 말했던가.
그날
하귤을 까서 입에 넣고
옥수수 밭을 지나던 날
차가 떠난 자리에 가지런히 놓여있었을 한쌍의 신발은 지금쯤 어디를 걷고 있을까.
얇은 밑창을 찰싹대며 내가 지나온 해안도로를 따라 걸을지도,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것들은 어떤 형태로든 끝내 우리를 찾아올지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것은 그저 생각일 뿐이니까
우리는 매일 그렇게 잃어버리고도
가볍게 살아가
발가벗겨져 뉘이더라도
가볍게 가볍게
그러니 다정해야지.
손을 더듬어 나를 찾아올 유실遺失을 환하게 맞이해야지.
애썼어 애썼어
등을 한번 쓸어주며 가만히 위로해 줘야지.
어서 와 잘 다녀왔어
뻔한 애니메이션의 애틋한 엔딩처럼 조용히 와락 끌어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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