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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신 May 27. 2024

여름의 사랑


  나는 사랑을 했는데 사랑은 내게 온 적이 없다 했다. 그럴 리 없으니 다시 한번 나를 보라고 하자 사랑은 다들 그러더라고 했다. 나는 바닥에 누웠다. 뒤돌아 갈 줄 알았던 사랑이 등을 대고 나란히 누웠다. 여름의 밤이었다. 나는 그 모든 것들이 너인 줄 알았는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오래 했다. 어쩌면 사람도 사랑도 같은 말은 아닐까.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듣던 사랑이 얘기했다. 아니야. 나는 너를 만난 적이 없는 걸. 하고 나는 웃었다. 그러니 이제 가도 된다고, 잘 지내라고 인사했다. 어디선가 푸른 풀벌레가 우는 여름밤이었다. 잘 가. 다음엔 널 알아볼게. 나도. 나도. 우리는 정성 들여 서로의 등과 무릎을 털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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