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time, 20191112
그러게.
왜 여태 그러지 않았을까.
늦은 오후 침실 창문으로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에 문득 네가 태어나고 한 침대에 누워 같이 낮잠 잔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걸 깨달았어. 단 십 분, 혹은 이십 분의 낮잠이 얼마나 달콤한 핫 코코 hot cocoa 같은지 알면서 왜 그러지 않았을까.
바닥에 눕히기만 하면 까만 눈을 동그랗게 뜨는 너를 핑계로 대 보지만 사실 엄만 네가 낮잠 잘 동안 뭔가 사부작 거리고 싶었던 것 같아. 한낮 네가 가장 고요할 때가 나의 가장 분주한 시간이 되는 거지.
작고 사소하더라도 ‘내 것’을 이어가고픈 마음, 이라면 이해할까. 품 안에서 단잠에 든 널 깨울 수 없어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책 읽는 것과 영화 보는 것뿐이지만.
오늘 처음으로 너의 낮잠시간을 함께 침대에서 보내고야 알게 된 거 같아.
이 시간 역시 나의 것이라는 걸 말야.
온전히 네 숨소리에 맞춰 내 숨을 가지런히 정리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란 걸.
낮잠의 감각이 사라졌는지 잠에 빠질 순 없었지만 따뜻하고 폭신한 널 안고 누워 있는 게 얼마나 좋던지, 이런 게 ‘엄마 미소’겠지 싶은 얼굴로 내내 널 바라봤어.
이 좋은 시간을 왜 해보지도 않고 버리려 했을까.
내일도 같은 시간, 널 폭 안고 눈을 감아야겠어.
규칙적이고 빠른 네 심장소리를 내 품 안에 두고.
잠시 나만의 me time을 접어두고.
아니 네 숨에 맞춘 고스란한 나의 me time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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