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유실물

by 윤신


밀물이 가져 온


유리 조각, 반쪽 짜리 흰 신발 깔창, 투명한 게 껍질, 돌멩이, 로프, 먼 곳의 산호

파도 끝에 남겨진 흰 조개껍데기


물은 그 모두를 두고 간다

하나의 예외 없이

여름을 위한

선물


일곱 살 아이가

흰 조개를 주워 어깨 위에 댄다

새로운 날개 죽지의 탄생

희게 빛나는 조개가 파득파득

날갯짓하고


인간에게 날개가 있다면

손과 다리 사이

흰 빛으로 이루어진 외골격은

바람을 일으키고

이겨내며

위로 오른다 꿈속의 아이처럼


물 위를 지나

여름이

가져오고 두고 간 모든 것들을 지나


아직 오지 않은

이름 없는 것들에게로


날개뼈를 태울 듯 뜨거운 태양과 시커먼 모래

밀려든 유실물을 되돌려 주기 위해

활공은 끝나지 않고


밀물은 계속된다


아직은 버틸 수 있다고

되뇌는

서쪽 바다의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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