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게 번지는
한 줄의 침묵
시를 쓰다 보면
행을 띄워야 하는 순간이 있다
쉼 없이 이어지는 언어의 흐름에
침묵이 놓이면
여기서 잠시 쉬세요
쉬어주세요
그리고 당신만의 언어의 집을 지으세요
당신이 지나온 시간과
지나치지 못한 생각
스테인드 글라스 사이로 번지는 오후의 빛
자귀나무 아래 떨어진 꽃의 몸
폭우에 걸어가던 한 사람
당신과 당신이 아닌 것들
비록
숨이 끊어진다해도
이제는 구분조차 할 수 없이
섞여버린
검은 강물 위
그들을 모두 침묵 안에 놓아두세요
그리고 다시 읽기
시는 침묵과 당신의 것으로
흔들리고 뒤섞여
새로이 쓰이고
하나의 시가 무한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말 없는 되감기
공백에서 빛으로 이어지는,
나는 여기서 또 한 줄의 행을 띄웁니다
나와 당신의 숨이
잠시 멈췄다가
다시 태어나는
이 모든 의도되고
띄워진 침묵은
겹겹의 빛에 휘감겨
말합니다
당신을
나를
각각 희게 번지고 만
한 줄의 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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