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그러면 좋겠다, 20191127
따뜻한 햇살을 품은 네 웃음과
온몸에서 나는 달큼한 냄새,
가지런히 길게 뻗은 속눈썹,
살며시 잠들 무렵 내 검지 손가락을 꼭 잡는 네 작은 손,
도토리 백개를 입에 문 다람쥐의 볼 같은 두 뺨,
우유와 땀냄새가 절여져 콤콤한 네 목덜미 냄새,
가끔씩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하얀 코딱지,
고양이 털보다 훨씬 보드라운 네 머리칼,
하얀 순두부보다 더 하얀 속살,
한 번도 바닥을 디딘 적 없는 아빠 닮은 작은 두 발,
온 얼굴과 진심으로 옹알옹알 달싹이는 네 입술.
할 수만 있다면
이 모든 감각을, 사랑스러움을
꼬깃꼬깃 모두 접어 내 가슴에 넣었다가
언젠가 가끔 그리울 때
한 번씩 펼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너를 조금씩 주머니에 숨겨뒀다가
어느 먼 내일에 짠, 하고 꺼내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아아,
그러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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