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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

어려운 인간관계

by 이름

지금은 기억도 잘나지 않지만 나랑 이름 초성이 같은 ①이모가 혼자 독박을 쓰게 되었었다. 그 C가 일하는 부분에 대해서 총대 메고 담당자한테 얘기를 했고 그래서 서로 불편해졌었다. 나는 그 이모랑 집 방향이 같아서 함께 걸어간 적이 있었는데 나는 가면서 이런 얘기를 해줬다. 이모 혼자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이 아니고 옆에 있던 ②이모가 먼저 얘기를 꺼냈었다고 얘기를 해줬는데 그거 때문인지 어느 날 ①,② 이모들이 싸우게 되었다.


다툼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혈액형 얘기를 하다가 ①이모가 자신의 혈액형을 얘기했는데 ②이모가 혈액형의 보편적인 특징을 얘기하며 입을 뗐는데 ①이모가 잡아먹을 듯이 화를 내며 쏘아붙였다. 내 혈액형이 뭐가 어때서 그러냐며 일방적으로 말했다. 그래서 그 둘은 못한 사이가 되었다. 그 시기에 A가 남편과 같이 여름 에어컨 청소일을 하러 간다며 일을 관뒀었다. 내 옆자리가 비었고 ②이모가 내 옆으로 자리를 아주 옮겨버렸었다. 그 ②이모는 나의 고등학교 한참 선배 이모③과 친하게 지냈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 이모③과도 멀리했다. 그게 발단이 되어 나에게도 기분 나쁜 일이 생겼다.


나는 점심시간에 혼자 다니지 않고 ②이모와 함께 잠시 산책을 하기도 했었다. 그날도 그러고 돌아왔는데 다른 이모들은 D가 가르쳐주는 요가를 한다고 작업실에 밥 먹고 모여서 운동을 했었다. 나는 갑자기 스쾃 얘기가 나와서 스쾃 자세를 잡았는데 그때 이모③이 내 허리를 어림짐작하며 살짝 짚었었다. 그러고 며칠 지나 그날도 어김없이 철사 물고기를 만들고 있는데 이런 얘기를 했다 "이 물고기는 임신을 했나, 배가 왜 이렇게 뚱뚱하노?" 그러자 이모①이 웃으며 임신했나 보네라고 했었다. 나는 바로 알았다. 내 허리가 살이 쪄 두꺼워서 비유하며 하는 소리라는 것을, 기분이 무척 나빴지만 그 곳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넘겼었다. 그 얘기를 이모②한테 하니 내가 화가 난 만큼 그 이모도 나처럼 화를 내주었다. 그래서 넘어갔었다.


나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지만 솔직히 불편했다. 점심시간에 그들이 산 회덮밥을 내게 나누어주어서 얻어먹은 적도 있지만 좋지는 않았다. 그 이모②는 할 말을 하려는 듯 내게 "OO야 또 필요한 게 있나?"이러며 말을 했다. 그 이모는 같이 일을 하면서 자신의 머플러며 옷가지들을 내게 주곤 했었는데 아마도 이모들과 사이가 안 좋아진 게 내 탓이기도 해서 인지 내게 망신을 주려고 그런 얘기를 한 거 같다. 그래도 내편이 되어주었었다. 그래서 지나고 생각해 보니 재밌기도 하다. 지금은 연락도 하지 않지만 그때 그래도 서로 도와주기도 했던 거 같다.


득이 이모는 착했다. 이모②가 다른 이모들과 다 척을 지게 되었다. 득이 이모는 말리려고 했지만 나조차도 이모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내 생각을 고집했다. 동생C가 끝나갈 무렵 이런 얘기를 했었다. A가 그나마 C랑 내가 친해서 다행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인간관계가 엉망이었나 보다.


이모③은 최근에 딸이 갑상선수술을 하게 되었고 자신도 건강이 악화되어 일하다가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갔었다. 나는 구급차에 실려가기 전에 심장이 빨리 뛴다길래 커피를 마신 거 아니냐고 물어봤었는데 그게 기분이 나빴나 보다.


결정적인 일은 그것이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출근해서 모였다. 그날도 이모들은 친하게 지내지 않고 물고기등 만드는데 열중했다. 한참을 물고기등을 만드는데 이모③이 책상 위에 도구를 던지며 쾅쾅거렸다. 계속 그러길래 내가 쳐다봤는데 그 순간 한지를 자를 때 사용하는 가위를 내 쪽으로 던지는 행동을 취했다. 나는 가위에 손을 베인 적이 있어서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데 그 이모가 그런 행동을 하니까 정말 상종 못 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모②는 이모③과 친했는데 나와 어울리면서 둘은 더 멀어졌었다. 나는 중간에서 안 좋은 상황을 겪게 된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 이모는 가위를 내게 던지고 싶을 만큼 미웠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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