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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도서관 일자리

실업급여를 타는 조건을 채우다

by 이름

나는 지역공동체일자리 사업의 상반기 5개월만 하고 다른 일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동네의 어린이 도서관이 신설되어 그곳에서 도서 정리 및 바코드 작업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정식 일자리가 아닌 구청 일자리를 구해서 하게 되었다.

코로나 시기여서 도서관 입구에 앉아서 사람들 체온을 재고 기록을 남겼다. 나는 화장실 갈까 봐 물도 마시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같은 구청 일자리로 온 다른 사람이 교대해 주겠다며 사서와 같이 왔지만 난 내가 하겠다고 했었다. 체온 재는 일 말고도 할 일이 많았다. 나는 유아와 아동이 보는 책이 있는 층에서 일을 하고 다른 사람은 초등학생이 보는 책이 있는 곳에서 일을 했다.

바코드가 붙지 않은 새책에 분류기호를 매긴 숫자 스티커를 부착했다.

2인 1조로 같이 일을 했다. 새로 생긴 어린이도서관이라 새 책들이 정말 많았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일머리가 있어서 수월하게 일처리를 했다. 나도 일하는 게 아주 편했다. 그래서 그전에 물고기등 만드는 거보다 너무 편해서 일할 때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한데 점심시간에 내가 그 사람의 옷차림에 대해서 얘기를 한 거 같다. 근데 그 사람이 약간 내가 레즈비언인 거처럼 말을 했다. 그게 농담으로 하는 얘기였던 거 같은데 나는 별로여서 한마디 했다. 그런 말 하는 거 불편하다고. 상대도 연락하는 일은 없을 거라며 잘랐다.


일하는 동안에 또 구청 일자리로 일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다. 두 분다 아주머니였다. 한 아주머니는 조금 젊었는데 일을 하다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사람으로 온 아주머니는 무릎이 안 좋다며 일하기 어려워했다. 일자리를 잘못 배치받은 거 같았다. 그 아주머니는 이 구청 일자리를 하기 전에 내가 쓰는 모자를 만드는 일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고마운 분인데 나는 그 아주머니 망사 양말 안으로 보이는 관리가 안된 발톱이 계속 보였다. 그리고 무릎 때문에 책 정리를 어려워했다. 결국 나중에 나오지 않았던 거 같다.


나는 새 도서의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바코드 스티커를 부착했다. 그 일만 계속했는데 들어온 새 책의 개수와 분류된 도서의 개수를 맞춰야 했었다. 조금 어려웠다. 우리가 일하는 사무실에 도서관 공무원도 있었는데 그 사람도 내가 일하는 거보다 다른 사람이 더 일을 잘한다고 여겼는지 컴퓨터작업은 그 사람한테 맡겼다.

나는 그러려니 했다. 나도 내가 일머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사서 옆에서 휴가 간 사서 대신 일을 도왔다. 근데 그 도서관은 사서가 대장이었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여자아이가 왔었다. 책의 부록도 빌리고 싶어 하는 거 같았는데 사서가 '전에 부록 안 빌린다고 하지 않았냐'며 못 빌려가게 했었다. 부록까지 챙기려면 힘드니까 그러는 거 같았다. 내가 오지랖인 거 같은데 아이는 알겠다고 했지만 보는 내가 부당하다고 느껴졌다.


도서관 공무원도, 사서도 다 좋은 일터에서 일하는 거 같았다. 그만큼 노력했겠지.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에 비해 돈을 많이 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나는 실업급여를 탈 수 있는 근무일수 조건인 180일 이상 일을 해서 실업급여 타는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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