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를 타는 조건을 채우다
일하는 동안에 또 구청 일자리로 일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다. 두 분다 아주머니였다. 한 아주머니는 조금 젊었는데 일을 하다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사람으로 온 아주머니는 무릎이 안 좋다며 일하기 어려워했다. 일자리를 잘못 배치받은 거 같았다. 그 아주머니는 이 구청 일자리를 하기 전에 내가 쓰는 모자를 만드는 일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고마운 분인데 나는 그 아주머니 망사 양말 안으로 보이는 관리가 안된 발톱이 계속 보였다. 그리고 무릎 때문에 책 정리를 어려워했다. 결국 나중에 나오지 않았던 거 같다.
나는 새 도서의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바코드 스티커를 부착했다. 그 일만 계속했는데 들어온 새 책의 개수와 분류된 도서의 개수를 맞춰야 했었다. 조금 어려웠다. 우리가 일하는 사무실에 도서관 공무원도 있었는데 그 사람도 내가 일하는 거보다 다른 사람이 더 일을 잘한다고 여겼는지 컴퓨터작업은 그 사람한테 맡겼다.
나는 그러려니 했다. 나도 내가 일머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사서 옆에서 휴가 간 사서 대신 일을 도왔다. 근데 그 도서관은 사서가 대장이었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여자아이가 왔었다. 책의 부록도 빌리고 싶어 하는 거 같았는데 사서가 '전에 부록 안 빌린다고 하지 않았냐'며 못 빌려가게 했었다. 부록까지 챙기려면 힘드니까 그러는 거 같았다. 내가 오지랖인 거 같은데 아이는 알겠다고 했지만 보는 내가 부당하다고 느껴졌다.
도서관 공무원도, 사서도 다 좋은 일터에서 일하는 거 같았다. 그만큼 노력했겠지.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에 비해 돈을 많이 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나는 실업급여를 탈 수 있는 근무일수 조건인 180일 이상 일을 해서 실업급여 타는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