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축제날이다. 나도 이 지역에 살면서 이 축제를 준비 하는 지역공동체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근데 엄마가 시니어 일자리라며 축제 3일간 화장실 청소를 맡게 되었다. 나는 엄마가 화장실 청소를 한다기에 힘들걸 예상했다. 헌데 오늘 축제 개막식은 우천과 기상악화로 인해 취소되었다.
혹시나해서 비가오지만 일하러 간 엄마한테 카톡을 했다. 점심은 어떻게 하며 몇시에 퇴근하는지 물어봤다. 마침 동생은 아침 겸 점심을 중식으로 정해서 밥을 가지러 바깥을 나가게 되었다. 엄마한테 일터에 찾아가도 되냐고 물었고 엄마는 오라고 얘기했다. 동생과 중국집까지 같이 가다가 음식을 받아 집으로 돌아올 때 나는 비바랍을 맞으며 엄마가 일하는 곳까지 걸어갔다. 역시나 엄마는 대걸레로 화장실 바닥을 닦고 계셨다. 엄마는 나를 보자 반가운 듯 했다. 아 찾아가길 잘했다싶었다. 그러나 나더러 여자화장실의 맨 끝칸에 들어가면 앉을 자리가 있으니 잠시 앉아 있으라고 하고는 다른 곳에 청소를 마처하러 갔다. 잠시 후 돌아와서는 얼른 집에 가라고 했다. 그리고 가방에 오늘 받은 3일치 간식을 싸가지고 집에 가라고 했다. 점심식사가 아니라 구청에서(?) 3일동안의 간식을 몰아서 준 거였다. 나는 가방에 다 들어가지도 않는 그 간식을 2개는 가방에 짊어지고 1개는 봉지채로 손에 들고 빗속을 걸어 집에 왔다.
엄마는 집에서도 화장실 청소뿐만이 아니라 집안 청소를 도맡아 하시는데 밖에서도 화장실 청소라니..
걸어오면서 좀 슬픈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들처럼 자리가 있는것도 아니고 좋은 일자리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구나싶었다. 엄마가 맡은 단기 일자리는 쉴 공간도 마땅치 않고 식사도 제공되지 않더라. 게다가 화장실청소를 하니 옷이든 어디에 화장실 냄새가 배는거 같았다. 아마 간식도 혼자 먹어야 하겠지? 나는 이제 밖에서 친하지도 않고 일적으로 만난 사람들과 어떻게든 같이 먹으려 애쓰지 않을 것이다. 공장다닐 때는 혼자먹는 것이 싫어서 사람들이 같이 가주기를 바라고 내가 그 사람들을 기다리곤 했는데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한테 잘 미움을 받는 타입인데 미움받는 것에 대해 슬퍼하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나는 집에서 부모님한테 가장 사랑받는 사람이니까. 우리 부모님은 다 건강하게 살아계시고 내 곁에서 함께 하신다. 그래서 이제 그런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을 거다. 이제 눈물도 많이 흘리지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