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손해, 원망, 미움
시간이 흘러가듯이 바뀌는 날씨! 내가 운다고 비가 흐르거나 내가 웃는다고 화창하진 않다는 말. 화요일에 보험을 해약했다. 40만 원이나 더 손해를 봐가며 보험을 없앴다. 그 보험은 숙모가 권유해서 하게 된 계약이었다. 하지만 요즘 국가에서 암 관련 지원제도가 잘 되어 있고 다른 보험과 중복되는 면이 있다고 엄마가 말해줘서 해약을 했다. 해약하러 가는 과정에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나 스스로 내가 너무 멍청하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나는 알다시피 직업이 없다. 그동안 그 보험은 엄마가 근근이 이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생각 없이 또 엄마를 탓했다. 그 보험이 왜 들어갔는지는 나도 잘 기억이 안 났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숙모가 보험설계사 일을 그만두고 다른 사람이 날 맡으면서 가입하게 된 것이었다.
그 숙모와 현재는 왕래도 친분도 없다. 2012년 당시에 나는 회사를 거의 그만둔 상태로 병가휴직을 하고 있었다. 그때 찾아와 보험을 가입하게 했었다. 그것도 원망스럽지만 금세 보험일을 그만둔 것도 무언가 괘씸했다. 보험을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제 지심도에 숙모차를 타고 사촌동생과 엄마와 함께 국내여행을 다녀온 적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여행경비를 나와 엄마가 낸 거나 마찬가지였던 거 같다. 쓰다 보니 잘 다녀온 것인지 고작 그거 조금 냈다고 이러는 건지... 내가 옹졸하고 쪼잔한 건지...
근데 왜 그 여행을 같이 가야 하고 돈을 대야 하는지 헷갈린다. 엄마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보험회사까지 일을 보고 나오며 비싼 과자 사 먹었다고 치자라며 나를 위로해주려 했다. 하지만 난 웅얼대며 '40만 원이나 더 손해 봤어.'라고 했다. 사실 혼자 방에서 그 보험비 내려는 돈으로 신을 샀으면 내 발이 왕티눈으로 고생해서 수술하는 일은 없었을 거라며 화를 내며 욕을 했다. 그런데 막상 낸 돈은 이만오천 원 정도였다. 동생도 그 정도는 낼 수 있지라고 했었다. 하지만 더는 낼 수 없다. 손해 보더라도 해지했다.
별 게 다 보험 탓인 걸까? 아끼고 아낀다고 게다가 브랜드는 포기 못한다고 하다가 발에 병이 났다. 내가 세상 이치를 몰라서 이렇게 된 걸까? 무조건 돈을 아낀다고 다 좋은 건 아닌 거 같다. 하지만 이번 보험은 나에게 120만원이나 잃게 만들었다.
현재 비가 내리고 있다. 지금 내리는 봄비는 참 반가운 비. 대구의 산불도 내가 사람들을 미워하는 마음도 빗물에 다 사그라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