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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Feb 27. 2022

[전시관람리뷰]-<이건희 컬렉션 관람리뷰>

*인간의 삶은 유한하나 예술작품 속 시대의식은 남는다.*

[전시관람리뷰]-<이건희 컬렉션 한국미술명작 특별전 관람리뷰>


*인간의 삶은 유한하나 예술작품 속 시대의식은 남는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에 다녀왔다.

전시종료일까지 전일, 전시간이 마감된 상황이라 반포기상태였는데, 예약 취소된 잔여표를 붙잡아 관람하고 왔다는 지인의 꿀팁을 전수받아 나도 열심히 트라이했다.

몇일간 예약 취소된 잔여표 뜨는 시간 오전 9시 5분전에 국립현대 미술관 홈페이지에 로그인해 대기하다가, 서버 열리자마자 광클릭하여 표 1매를 운좋게 겟!하는데 성공했다. 혹시나 싶어 시도해 보았던 것인데 정말로 표를 확보하였다. 구하면 얻을 것이며 두드리면 열린다는 만고의 진리를 짜릿하게 체험하며, 열일 제치고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기쁘게 달려갔다.


현장에서 인터넷 예약코드를 확인받고 종이티켓으로 발권받느라 줄을 서 있다가 어떤 우아한 여사님을 만났다. 그분은 기다리는 줄에 서 있는 나에게 불현듯 말을 걸어오셨다. 인터넷 예약코드와 큐알코드 찾아 데스크에 보여주는 과정을 물어오셔서 알려드리다가 몇마디를 나누게 되었다. 그렇게 그분도 나도 무사히 종이티켓을 발권 받았는데, 혼자 오신 그 여사님과 역시 혼자 온 내가 어쩌다 보니 전시실까지 나란히 입장하여 전시관람도 함께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시 관람이 끝난후 그 여사님의 제안으로 미술관 내에 입점해 있는 까페에 들러 함께 커피도 마시고 헤어졌다. 내가 발권을 도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전시를 관람한 즐거움의 표현으로 차 한잔 사주고 싶다는 어르신의 뜻밖의 제안에 망설일 새도 없이 저절로 넵!하며 기꺼이 응하게 된 것이었다.


그 여사님은 화장이 진하거나 옷차림이 화려하거나 보석을 주렁주렁 걸고 있는 것도 아닌데 뭔가 세련미와 화사함이 느껴졌고, 말씨나 몸가짐이 어딘가 우아하시고 품격이 있었다. 아줌마에서 할머니로 넘어가는 연배쯤 되어 보이는 그 여사님을 현장에서 우연히 만나 미술관 전시관람도 함께 하고 티타임까지 나눈 시간들이 참 신기하기만 했다. 나도 그분도 그 시간 그 순간 그 장소에 함께 있었으니 가능한 만남이었기에, 스스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행위는 뭔가  뜻밖의 에피소드를 만들어주고 삶의 활력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희 컬렉션’은 무료전시였으나 웬만한 유료전시 이상의 고퀄인 전시였다. 김환기, 천경자, 박수근, 이중섭, 나혜석… 등 미술에 문외한인 나같은 일반인들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유명 화가들의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으니 뭔가 가슴이 벅찬 느낌이 살짝 올라왔다.


이 전시는  <수용과 변화>, <개성의 발현>, <정착과 모색>  이라는 세가지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시해설도 준비되어 있어서 선착순 현장접수를 받고 있었고, MMCA 어플을 이용하여 작품 설명을 들을 수도 있었다. 유해진 배우님의 낯익은 목소리로 녹음된 작품 해설을 들으며 관람을 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더 높아질듯 했다. ​이어폰은 개인이 지참해야 한다.


고 이건희 삼성회장의 유족들은 지난해 4월에 국립중앙박물관에 2만 1,693점, 국립현대미술관에 1,488점을 기증했다고 하다.

​이번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는 1920년대부터 1970년까지 활동한 당대의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한국근현대작품 중 50여점을 엄선하여  기획한 특별전이라고 한다.​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벽의 한 면을 다 차지할 만큼 광폭의 대형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인데, 그 작품을 완성해낸 원작자가 참 훌륭한건 말할 나위가 없는 데다가, 그 소중한 작품들을 입수하여 원형을 보존하게끔 잘 관리하며 소장하여 이렇듯 훌륭한 전시회를 열게 되기까지 잘 유지했던 고 이건희 님과 삼성일가도 대단하구나 싶었다.


물론 재벌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으나, 어쨌든 이렇게 훌륭한 미술 전시를 무료로 풀어서, 나같은 소시민에게도  어마어마한 작가들의 대작들을 원작으로 관람할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는 면에서는, 이건희  생전의 공과를 떠나서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계에 기여한 바가 큼을 인정해 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원본을 최대한 손상 없이 보존하는 일은 인류문화의 계승과 발전적인 미래로의 도약을 돕는 작업이므로, 어느 누구든 이러한 가치있는 활동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의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이 전시가 미술 교과서에 나올 법한 미술작품의 정석과도 같이 매우 반듯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는 대작들의 집결체라고 평했다. 나에게도 이 전시가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으며, 관람하는 동안에 시선이 오래 머무는 작품들이 유난히 많았던,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근사한 전시였다.

이상범-무릉도원
변관식-산수춘경
백남순-낙원
나혜석-화령전작약
이인성-다알리아
이도영-기명절지
이상범-산고수장
변관식-무창춘색
변관식-금강산 구룡폭포
김은호-간성
박래현-여인
채용신-노부인초상
윤효중-물동이를 인 여인
장욱진-공기놀이
이대원-북한산
박상옥-유동
김중현-농악
이종우-친구의 초상
김종태-사내아이
권진규-작품4
권진규-코메디
권진규-곡마단
김기창-군마도
이중섭-흰 소
이중섭-황소
이중섭-다섯아이와 끈
이중섭-가족과 첫눈
유영국-작품1972
유영국-작품1974
김환기-여인들과 항아리
김환기-3-X-69#120
김환기-산울림19-II-73#307
장욱진-호도
장욱진-부엌과 방
장욱진-새와 아이
장욱진-나룻배
박수근-절구질하는 여인
박수근-유동
남관-가을축제
이성자-천 년의 고가
이응노-구성
이응노-작품
김흥수-한국의 여인들
권옥연-양지
박생광-무녀
박항섭-가을
문신-닭장
류경채-가을
김경-작품
천경자-노오란 산책길
권진규-자소상
권진규-손
김종영-작품79-8
김종영 58-3
김종영-작품70-1
MMCA 카페 테라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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