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 Mar 12. 2022

[일상의 단상+갤러리 관람리뷰]-<남산걷기&정해광작가>

*길을 몰라도 다 괜찮다.*

[일상의 단상+갤러리 관람리뷰]

-<남산걷기 & 정해광 작가의 극사실주의 작품 관람리뷰>

*길을 몰라도 다 괜찮다.*


책벗님들과 ‘시토크’모임이 있는 날이었으나,

나는 친구들과 명동에서의 선약이 있었던 터라 그곳으로 가지 않았다.

마음만은 북토크 모임으로 향하며 힘찬 응원을 보내고, 몸은 명동에 머물다가 남산걷기에 다녀왔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야외 나들이 하기에 참 좋은 날이었다.

남산 가면 남산돈가스를 먹어야 한다고들 했다.

익히 알려진 정석대로 우리 일행은 뷰맛집에서 남산돈가스를 먹었다.


남산둘레길을 걸었고, 운좋게 만난 뜻밖의 갤러리에서  ‘정해광’ 작가님의 극사실주의 작품들 전시관람도 잠시 하였다.

얼핏 보고 누드화인가 싶기도 했는데 운좋게도 갤러리 관계자로부터 작품해설을 들을 기회를 얻었다.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수면 아래 무의식이 어마무시하다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에 입각하여,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지구멸망으로 치닫듯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인간 본연의 네추럴한 모습 상실과 자연파괴의 심각한 현실을 표현했다는 ‘정해광’작가님의  ‘극사실주의’ 작품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역시 그냥 관람하는것보다 작품해설을 듣고 작가의 창작의도를 제대로 알고 감상하는 것은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여주었다.


인간 인체의 누드를 극사실주의(Hyperrealism)로 표현하는 ‘정해광’ 작가는 현대적 리얼리즘을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로 잘 표현해 왔고, 대만과 독일에서 크게 주목받으며 유명세를 떨친 작가라고 한다.

세상을 낯설게 볼줄 알고, 삶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 현상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자신만의 독보적인 예술세계로 구현해내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대할 때는 늘 그렇듯 존경과 경외의 마음을 담아 크나큰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한편, 남산은 여러번 올라가 봤지만, 늘 길을 잘 아는 동행님들의 길안내를 아무 생각없이 따라갔던 터라 나는 길을 잘 몰랐다.

이번에도 내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으나,  길라잡이가 없는 채로 동행 친구님들이 모두들 길을 잘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 여느때와는 좀 달랐다. 그런 상황이니  즉흥적으로 길을 찾아가며 올라갔는데도 걷기를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길을 몰라도 다 괜찮다.

어떻게든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결국은 올바른 길을 찾아갈 수 있다.

지도검색 길찾기, 행인에게 길묻기를 열심히 병행해가면서 조금은 느리고 때때로 헤매이더라도 즐겁게 걷기에는 다 괜찮다는 것이 우리의 인생여정과 참 많이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외 활동하기 참 좋은 봄날에, 특히 길고 지루한 이 코시국에 남산 둘레길 걷기는 기대 이상의 힐링타임을 선사해 주었다.

누구라도 마음이 헝클어져 갈피를 못잡는 날에는 남산걷기를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전시관람리뷰]-<이건희 컬렉션 관람리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