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동굴과 곰팡이 동굴
오늘 탐험해 볼 곳은 노이타의 지하 두 번째 층, 석탄 구덩이입니다. 여기까지 오기조차도 얼마나 힘든지! 1층, 광산에서 충분히 아이템을 얻어오지 않았다면 금세 죽고 말 겁니다.
사실 석탄 구덩이는 1층과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똑같이 어두컴컴한 회색조의 배경입니다. 다만 1층이 수평적인 배열이 강조되어 좌-우로 움직임을 강제했다면, 이 맵은 좌-우와 상-하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군데군데 막힌 길도 많아서, 몬스터에게 밀려 막 다른 길에 막혔다면 죽은 목숨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런 수직적인 배열이 맵에 추가됨에 따라, 몬스터들도 대부분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이 맵에서 하늘을 날지 못하는 건 1층의 샷건맨과 다이너마이트 맨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마저도 체력이 늘어 죽이기 힘들지만.
1층 무너진 광산에서 가끔 출몰하는 다이너마이트 맨이 여기에서는 주요 몬스터로 등장합니다. 이 녀석들, 숫자도 많고 체력도 많아서 가급적이면 피해 가려고 합니다. 위 첫 번째 사진에서는 이 녀석들이 완드를 집고 활보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인간형 몬스터들은 완드를 집어서 공격하곤 하는데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무슨 마법이 들어있을지 모르니까요. 위의 두 번째 사진은 이 맵에서 가장 '짱나는' 몬스터입니다. 무슨 수세미 같이 생긴 벌집에서 생산되고, 맡으면 불이 붙는 발사체로 공격을 합니다. 게다가 죽으면 불도 아니고 용암을 흘리는데, 덕분에 몬스터가 죽으면 떨구는 돈은 태반을 못 먹는다고 봐도 좋습니다.
세 번째는 저 보라색 외눈박이 괴물입니다. 모체로 보이는 세눈박이와 함께 다니는데, 이 녀석들 역시 '근접 공격 저항' 퍽이 없으면 상당히 곤란합니다. 하지만 딱히 발사체로 공격하지는 않아서 적당한 거리를 둔다면 상당히 좋은 골드 너겟(노이타의 화폐) 획득 수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이 죽을 때 뱉는 슬라임은 이동속도를 매우 감소시켜 상당히 거슬립니다. 가끔씩 빠르게 이동해야 될 때 있으면 화가 납니다.
이처럼 석탄 구덩이는 대체로 몬스터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피를 살살 깎을 만한 상황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 피 관리를 잘해야 하는 지역입니다. 1층에서 제대로 된 파밍을 하지 않았다면, 최소 기본 완드를 대체할 만한 주 무기를 1층에서 찾지 못했다면 아주 고생하거나 죽을 곳이죠. 여기선 완드도 좋은 게 나오지 않습니다.
본격적으로 맵을 탐방 해봅시다. 오른쪽 끝으로 쭉 가면 파괴불가 지형이 나옵니다. 이상하게 파괴불가 지형을 보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 이상은 안돼~'하고 제작자가 따듯하게 말을 걸어오는 듯해요. 위부터 아래까지 빠짐없이 막힌 공간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맵의 왼쪽으로 갑니다.
1층에서도 '광산' 뒤에 '무너진 광산', 그리고 '뒤틀린 길'이라는 비밀 공간이 있었으므로, 왼쪽에서 무언가 다른 지형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계속해서 왼쪽으로 가주면 곰팡이 동굴이 나옵니다.
물론 말이 쉽게 '곰팡이 동굴에 도착합니다'라는 거지 첫 번째 시도에 도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막혀있는 맵을 뚫기도 힘들고, 고작 한 층밖에 겪지 않은 터라 운이 좋지 못하다면 오는 길에 죽어버리니까요. 그리고 이 곰팡이 동굴의 난이도는 미쳤습니다.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니, 1층의 무너진 광산과 뒤틀린 길은 이해는 되는 난이도인데, 이 곰팡이 동굴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스펙입니다. 물론 이 맵 내의 완드들이 성능이 좋은 게 나오는 것(최소 다음~다다음층)은 확인했지만, 몹의 난이도가 너무 높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빡센 몬스터라고 하면 다람쥐가 로브를 걸쳐 쓰고 있는 마법사입니다. 이 놈들은 기본적으로 부유를 함과 동시에 순간이동을 합니다. 내가 한대만 치면 다른 데로 쑥 순간이동을 하고, 다시 돌아와서 공격을 하는 거죠. 문제는 이 놈들이 쏘는 발사체는 이상한 마법이 걸려 있어서 순간이동(대게 몬스터 사이로 순간이동됨), 폴리모프(양 같은 거로 변신됨) 혹은 실명(한 동안 맵이 깜깜해짐) 같은 효과에 걸립니다.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몬스터가 람쥐라면, 가장 죽이기 힘든 몬스터가 위의 영상에 나오는 두 종류입니다. 막대한 대미지(20 정도)의 촉수를 발사하는 문어와 보호막을 두른 돌덩이. 문어는 체력이 무지막지하게 많아서 잡기 힘들답니다. 그리고 저 뒤에 붙어서 오는 돌덩이는 저 보호막을 벗기기 전까지는 대미지를 가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이 두 몬스터 모두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촉수를 쏘고 몸통 박치기를 하는 터라 적당히 거리를 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만...... 보시면 알겠지만 맵이 매우 협소해서 잘못하면 그냥 죽어버리기 십상입니다.
그 외에도 지형의 특징적인 사항이라면, 맵의 이름답게 군데군데 있는 곰팡이들이 이곳저곳에 있다는 겁니다. 이 놈들은 맵의 다른 몬스터인 버섯들의 체액에서도 발생하는데, 이중 파란색 버섯은 자살공격을 합니다. 맞아본 적은 없어서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 잘 모르겠군요.
한편, 몬스터들에 대한 두려움만 빼면 맵 자체에는 별 특이한 구조는 없는 것 같습니다. 먼저 왼쪽 맨 구석을 찾았습니다. 광산 맵처럼 지상으로 이어진다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1층처럼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다이내믹한 통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살짝 실망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론 그래서 더욱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점점 더 탐험하기가 힘들어지는 느낌입니다.
물론 리뷰를 작성하는 동안 한번 엔딩을 봤습니다. 삘이 오는 판이 있더군요. 파밍이 이상하리만치 잘 된다던지, 퍽이 엄청나게 운 좋게 나온다던지 하는 판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판일수록 탐험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함정입니다. 운이 좋을수록 엔딩을 보고 싶어 지거든요. 여하튼 다음 편에는 지하 3층인 눈 덮인 산(아니, 지하인데 어떻게 산이 되는 거지)을 탐험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