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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데 Aug 27. 2015

구름고래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어느 외딴 산속 마을, 그곳 사람들은 낚시를 하며 생활한다.
 

그들은 하늘 위에 떠 있는 고래 구름을 낚는다. 낚싯대를 낮게 휘휘 돌리다가, '영차' 하는 순간 찌와 바늘을 하늘에다 건다. 하늘에 걸려버린 찌와 낚싯바늘은, 공중을 떠 다니는 공기처럼 유영한다.
  

그러다가 문득, 호기심 많은 구름고래들이 낚시 바늘을 물어볼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는 찌가 춤추는 불꽃처럼 펄럭거린다. 마을 사람은 힘껏 낚싯대를 잡아당기고, 구름고래는 못 이긴 척 순순히 낚시꾼 옆에 머문다. 그렇게 산 머리에 흰 구름이 머물게 된다. 간혹 붙임성 좋은 구름고래는 낚시꾼을 자기 등에 태워서 멀리까지 날아가보기도 한다. 그런 낚시꾼은 구름 고래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여행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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