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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군 Sep 03. 2015

서른, 잔치는 계속된다.

철들지 않는 나를 응원하며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점점 더 멀어져가고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또 하루 멀어져가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는, 

그런 서른 살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2005년, 내가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가장 높았던 학번이 99학번이었다. 당시 99학번의 나이는 26살이었다. 그땐 그 선배들이 그렇게 크고 대단하고 어렵고 그야말로 '어른'처럼 보였는데, 막상 내가 26살이 되어보니 정작 난 별게 없었다. 여전히 고민 투성이고 한치 앞도 알 수 없으며 같은 실수나 또 하지 않으면 다행인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제 앞 자릿수가 바뀌었다.


살면서 내가 '철없는' 소리를 할 때마다 "너도 내 나이 돼 봐라. 그 소리가 나오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나도 어느새 조금씩 '그 나이'가 되었지만 '철없는' 나는 그대로였다. 어떤 면은 변하기도 하고 과거의 나를 만나면 등짝을 때려주고 싶을 만큼 부끄럼을 알기도 했지만, 내가 추구하던 이상형의 핵심엔 큰 변화가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예순이 되었으면 좋겠다. 타성에 젖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살아가며 '누구나 그러하듯이'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를 희망한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지만, 여전히 내 곁에서 나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고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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