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주_화차_2012
눈물이 핑하고 돌 만큼 엄청 좋았다. 흠이 전혀 없는 영화는 아니지만, 장점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단점따윈 게의치않게 된다. 특히 텅 비어버린 유령같지만 순간순간 뜨거운 피가 돌고있는 인간임을 상기시켜주는 김민희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감독이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었겠지만 원작의 일본상황을 한국적 상황으로 이식하는데 매우 성공적이다. 특히 각색과정에서 여자주인공에게 좀 더 인간적인 숨결을 넣어줌으로써 관객들이 감정을 몰입하기에 더 수월해졌다. 개인적으론 이부분 덕분에 원작보다 훨씬 좋았다.
IMF가 오고, 사업이 어려워지고, 대출을 받고, 이자가 밀리고, 사채를 쓰고, 행방불명되고, 빚은 고스란히 가족들에게 몰아치고, 인생을 통채로 저당잡힌다. 어렵지 않게 일어날 수 있는일이고 실제로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세상에 내던져졌지만 세상에서 배제된 자의 선택지가 몇 개나 될까? 비일상이 일상이 되어버린 삶을 살아간다면 그저 평범한 삶이 가장 큰 행복일텐데, 행복해지기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개인의 무능, 게으름만을 탓하기엔 자본주의 아래서의 삶은 녹록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