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스캔론_몬스터 대학교_2013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은 참 대단해 보여요. 저는 그런 각오나 용기가 없는데..”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더 큰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복사골 여고 연극부> 중
만약, 내가 좋아하는 일에 재능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몬스터 대학교>는 평생 꿈꿔왔고, 그것만을 위해 살아온 주인공이 겪는 어떤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어쩌면 꿈과 재능의 괴리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몬스터 대학교>는 <몬스터 주식회사> 주인공들의 과거를 다룬 프리퀄이다. 2001년 개봉했던 <몬스터 주식회사>는 몬스터들이 사는 세계가 아이들의 비명을 에너지로 지탱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함께 따뜻한 웃음을 줬던 영화이다. 속편인 <몬스터 대학교>는 마이크와 설리, 두 주인공이 ‘몬스터 주식회사’에 취직하기 전의 대학생활을 보여주는데 특히 어린 시절부터 “전설의 몬스터”를 꿈꾸며 몬스터 대학교에 입학한 마이크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평생을 꿈꿔오고 준비해오고 확신에 차있던 일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은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결론에 당도했을 때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주인공인 마이크는 평생 꿈꾸던 "전설의 몬스터"가 되기엔 공포를 줄 수 있는 신체적 조건뿐만 아니라 그 조건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재능마저도 없다는 것을 자각하곤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이후 마이크는 '공포'를 연출할 수 있는 연출능력, 즉 감독으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그는 "전설의 몬스터"는 될 수 없었지만, "전설의 몬스터"에게 없어선 안 될 최고의 팀원이 된다.
<몬스터 대학교>를 만든 댄 스캔론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영화 제작 초기부터 관심을 가졌던 건 인생의 실패자들을 다룬다는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우리 대부분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보통의 영화들은 이 점에 대해서 결코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영화는 세상에서 말하는 어떤 '실패'를 겪었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행복으로 가는 방법은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다른' 길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 스스로의 한계를 깨달았을 때에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담대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달콤함에 빠져, 자신이 불타버리는 지도 모르고 불속으로 달려드는 불나방이 되고 말 것이다.
나는 언젠가 인터넷에서 이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어떤 아이가 게임을 하다가 'fail'이라는 단어를 맞닥뜨리게 되자, 아이는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빠. fail이 무슨 뜻이에요?" 아버지는 웃으며 말한다. "다시 하라는 뜻이야." 실패를 했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다시 하면 된다. 우리에게도 실패 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하라고 말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다양한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