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군 Mar 26. 2017

세월호 인양을 시작했다.

이승환 - 사랑이 어떻게 그래요

1. 세월호 관련 집회에 참여했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승환이 무대에 올라왔다. 아마 마지막 곡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단 한번도 이 곡을 세월호와 연결시켜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가사 하나하나가 세월호 가족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정말 먼지만큼이겠지만) 겨우 느끼게 해줬고 곡을 듣는 내내 길에서 크게 울었다. 


2. 엊그제 망원역 앞을 지나가는데 416가족협의회에서 서명을 받고 있었다. 서명을 하고 어떤 식으로든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음료 한박스를 사서 드리니 그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인사를 드리고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가서 손을 꼭 잡아드렸는데 나까지 울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분은 세월호 사건이 터진 뒤로 3년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 자리에 계셨다고 한다. 


유가족이 되고 싶다


3.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가장 슬픈 말이다. 저 한마디에 세월호를 둘러싼 온갖 부조리와 울분이 다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저 말을 곱씹으면 목이 메이고 눈물이 핑 도는데, 가족들의 지난 3년이 어땠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4. 세월호 인양을 시작했다. 이제서야, 드디어, 겨우, 어떤 단어도 오늘의 의미를 오롯이 담아내진 못할 것이다. 솔직히 세월호에 대해 말할때마다 '내가 감히', '내주제에' '부끄럽지만' 같은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되고 싶고, 그럴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만 더 힘내서,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또 새롭게 다짐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