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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끗 Nov 30. 2020

나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적당한 삶에 관하여

나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부족함 투성이고, 꽤 나약한 편이다.


이 사실은 쉽게 인정하면서 나는 왜 내가 완벽하지 못한 행동과 말을 했음에 대해 후회하고 계속 나를 몰아붙이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을까?


인생을 큰 그림으로 보자면 아주 작은 점과 같은 하나의 행동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이토록 통탄해하며 나 자신을 비난할까?


내가 완벽한 인간이 아니고, 여러 부족함도 있는 인간이기에 불완전한 행동이 나와 실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


매 순간 나는 결코 완벽하게 살 수 없다.

나는 인간이니까.


만약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객관적인 자아성찰을 통해 다음에 최선을 다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정말 그뿐이다.

거기에서 생각을 멈추자.

오늘 있었던 일은 툭툭 털어내자.


아무도 원하지 않는 무덤을 파서 스스로를 매장시키지 말고.

설령 누가 나를 매장시키길 원한다 해도 적어도 나는 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구해줘야 하지 않나.

온 세상이 나로부터 등을 돌린다 할지라도 나는 돈키호테처럼 당당히 홀로 서서 나를 응원해야 하지 않으려나.


잠깐 실수하기는 했지만, 나는 여전히 소중하니까.


아픈 자기 비하와 혐오를 멈추고 나를 토닥이자.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그 이상, 그 이하도 말하지 말고 그렇게 담담히 위로를 해보자.


시간이 지난 후 돌아보면 결국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점뿐일 이 일을 더는 크게 여기며 끙끙 앓지 말자.

온 힘을 다해 행복을 위해 살아도 모자란 시간이다.


인생은 잘 쓰인 대본이 존재하는 드라마가 아니기에, 내 인생 드라마 속에서 치는 대사가 조금 부족할 수도 있고 내가 하는 행동이 완벽함에서 거리가 멀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한 대로 안 풀리기도 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인생에 값진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수정 과정을 거쳐 각본이 잘 쓰인 드라마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 부모님 둘 사이에서 태어난 내가 완벽 할리 없다.

나를 이루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부모님으로부터 왔는데, 내가 돌연변이나 슈퍼 히어로도 아니고.

평범하디 평범한 내가 평범한 일상을 살고 평범한 실수를 하고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데 뭐가 이상하지.

평범한 삶도 값진 삶이고 평범한 행복도 값진 행복인데 말이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그런 잔인한 짓은 그만두자.

나 스스로를 난도질하는 것을 멈추자.

완벽하지 않은 인간에게서 완벽하지 않은 삶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니까.


그냥 적당히. 가끔은 대충.


적당히 만족하고 적당히 행복한 삶이면 충분하지, 내게 주어진 것이 완벽하지 않은데 여기서 어떻게 더 완벽하게 인생을 꾸려갈까?

그저 적당히만 해도 충분하다.

그리고 적당히 하는 만큼 적당히만 누려도 충분히 멋진 삶이다.


또 주어진 것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분명 멋진 일이다.

하지만 가질 수 없는 완벽함까지는 욕심 내지 말자.

최선과 완벽은 명확히 다르다.


그러니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 생각을 멈추고 단잠에 들자.

오늘도 적당하고 평범한 나는 충분히 삶의 무게를 감당해 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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