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라는 선물이 내일 내게 다시 찾아올까, 라는 질문이 문득 깜깜한 밤에 고단한 몸을 눕힌 내게 찾아왔다.
잡생각일 뿐이야, 라며 웃어넘기고 잠을 청해보려 했지만 깊숙이 묻으려 할수록 그 질문이 내 머릿속에서 더 선명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질문이라 외면하고 싶었는데.
답은 이러했다.
그래, 내일이 내게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 당장 다음 한 시간이 내게 온전히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숨이 거두어진다면, 그저 그렇게 나는 눈을 감을 뿐.
만약 그러하다면 나는 오늘 최선을 다해 살았는가, 라는 질문이 다음에 이어졌다.
아니다.
나는 마치 내일이 올 것처럼 오늘을 그저 손에 쥔 모래알 흘려보내듯 그렇게 쉽게 보냈다.
아무 의미 없이 말이다.
더욱더 힘껏 사랑할 수 있었고, 더욱더 자존심을 낮추고 따스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었으며, 몇 푼 되지 않지만 내게 있는 돈으로 더 의미 있는 것을 했을 수도 있겠다.
오늘만큼은 최선을 다했어야 했는데
나는 왜 내일이 당연한 것처럼 그렇게 오늘을 낭비했을까.
그리고 무의미하게 보내버린 수많은 오늘들.
너무 아깝다.
쉬어도 힘껏 쉬며 의미를 더해 행복을 만끽하고, 무언갈 해도 그저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생각으로 도전적이게, 그리고 뭘 잃을까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내다 보면, 내일이 없는 것처럼 벅차게 살아내다 보면 언젠가 이 세상을 갑자기 떠나게 되어도 내 인생은 꽤 재밌었다,라고 미소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삶을 벅차게 사랑하고 오늘을 꽉 끌어안아야지.
쉬어도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매 순간을 만끽해야지.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며 내 영혼도 사랑해야지.
또 내 삶에 녹아든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렇게 가볍고 경쾌한 걸음으로.
또 너무 경박하지는 않게 삶의 길을 걸어내야지.
그러니까 내일이 없다 해도 더는 사랑할 수 없어 조금 아쉬울지언정, 후회만 가득한 인생은 살지 않아야지 다짐을 한다.
그리고 눈을 감고 편안히 잠을 청하려 한다.
내일이라는 선물을 받게 되면 또다시 벅찬 오늘을 살아내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