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점철된 지난 6년여간을 돌아보면, 나는 언제나 사람을 찾아 헤맸었다.
사람의 위로와 따뜻한 말.
나보다 나를 끊임없이 위해주고 바닥에 넘어진 날 일으켜 줄 누군가를.
원하는 것을 넘어 갈망했었다.
하지만 내 안에 그런 이상을 그려놓았기에 늘 나는 사람에게 실망했었다.
내가 어떤 실패를 겪고, 내가 어떤 미운 모습을 해도 나를 안아줄 따스한 품을 바랐었다.
하지만 나도 스스로에게 어려워서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데 그것을 누군가로부터 바라는 건 이기심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인생의 추운 겨울을 지난 지금에서야 든다.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다.
지칠 대로 지친 내게 지금 어떤 위로가 필요한지,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다.
나를 이렇게도 잘 아는 나를 두고서 나는 미련하게도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듣기를 바랐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그에게 서운해하고 또 나는 마치 피해자인 양 속으로 그렇게 굴었다.
가장 깊고 흔들리지 않는 위로는 바로 내 안으로부터 오는, 진심 가득한 위로더라.
다른 사람의 말은 분명 달콤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만, 그게 언제 돌변할지 아니면 그것의 진의가 무엇일지 신경 쓰게 된다.
또 그 말의 효력이 금새 떨어져버리면 나는 나를 채워줄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헤매고는 했었다.
누군가가 나를 향한 위로를 던졌을 때 나를 힘나게 하고 나의 일부를 이루는 하나의 벽돌로 쌓아나가는 건 좋지만, 그것을 주춧돌로 삼고 나의 모든 걸 맡기는 것은 좋지 않더라.
타인을 형한 지나친 불신이나 불안감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언젠가 그의 평가가 달라질 때 상처 입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나니까.
확실한 위로를 던질 수 있는 건 나이기에 가장 먼저 내게 귀를 기울이자.
그리고 그런 내게 따스하고 필요한 한마디를 던지는 내가 되자.
외로움에 사무쳐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귀를 기울이다가 나중에 그는 기억도 못할 말에 상처받아 몸부림치는 게 아니라, 내 안의 목소리를 키우자.
위로의 목소리가 내 안에 깊이 자리 잡고 뿌리를 뻗고 힘을 얻을 때에야 비로소 양분이 되는 다른 이들의 말을 올바르게 부어줄 수 있을 테니까.
나를 위로하고, 안아주고, 또 무엇보다 사랑해주자.
매일 애틋한 사랑 고백을 던지지 않더라도,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다고 가장 먼저 말해주는 이가 되자.
냉철한 자기 검열을 통해 과도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때로 서있기 힘든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닥치는 이 세상에서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마음속에 나라는 나무를 잘 자라도록 해야 결국 나도 푸르름과 그늘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내 겉모습을 미워하면서 누군가가 나를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모순적인 마음은 버리고 내 마음을 돌보자.
내 마음속 나무가 잘 자라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