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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끗 Apr 07. 2022

행복해야만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지

인생에 행복만 가득 차야만 한다는 법은 누가 정한 걸까.


언제 내게 스며든지도 모르게 늘 머릿속에는 ‘난 행복해야만 해’라는 강박이 아른거린다.

어렸을 적 동화책을 볼 때였을까, 지금을 착실히 견디면 나중엔 행복을 쟁취할 거라던 어른들의 말을 들을 때였을까.

굳건한 믿음 위 선 이 생각은 잘 떨어질 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을 야기하면 할수록, 행복해야만 한다고 나를 몰아붙일수록 불행에 가까워진다.

내가 꿈꿔왔던 행복의 이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현실 때문에.

그 괴리 때문에 나는 종종 우울에 빠지곤 한다.


남보다 더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우울에 잠식되어 있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인생이 행복해야만 한다고 누가 내게 세뇌시켰을까.


어쩌면 내가 꿈꿔왔던 행복의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내가 행복할 것이라고 나는 스스로를 세뇌시켜 온 게 아니었을까.

사회적 지위, 좋은 관계, 돈, 그리고 여러 가지의 조건들.

그게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라고 나 스스로가 정해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내게 주어진 시간, 오늘 먹었던 토스트, 햇빛 가득한 오후,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

그것만으로도 충만하고 예쁜 하루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불행에 허덕이나.

왜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처럼 구나.

그럼으로써 왜 나는 나 스스로를 매도시키고 불행에 자꾸만 파고드나.


인생은 행복만 가득한 게 아니다.

늘 웃고만 지내면 그것도 나름대로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절망의 깊이를 알기에, 그 높이를 뛰어 평범한 하루까지 올라오는 것까지의 고생을 알기에 나는 담담한 하루에도 감사할 수 있기에 충분하다.

평범한 일상에 행복할 거리 한 가지라도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운이 좋다.


행복으로 가득 채워야만 한다는 강박을 버리자.

나 스스로가 심었는지, 이 세상이 심어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거짓말에 더는 속지 말고, 더는 비참해하지 말고 일어나자.

 보잘 것 없고 평범한 하루에도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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