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부엌 창을 통해 곱게 내려앉는 아침
간단하게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계란후라이를 선택한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적당히 온도가 오르기를 기다린다.
냉장고 속 계란바구니에는 방목해서 기른 닭이 낳았다는
건강한 유정란들이 가득 들어있다.
하나를 집어들어 후라이팬 모서리에 '톡'하고 계란을 깬다.
완벽한 반숙, 고소한 냄새와 함께
젓가락 끝으로 '쿡' 누르면 흘러나올 황금빛 노른자를 기대한다.
계란이 후라이팬 닿는 그 순간
아뿔싸. 보란 듯 자리잡은 작은 계란 껍데기 하나.
미간을 살짝 찌푸린다.
내가 추구하는 소박한 완벽함에 예상치 못한 오점이 생긴 기분.
가벼운 짜증과 함께, 이 작은 흠집 하나가
오늘 하루의 시작을 망쳐버리는 듯한 느낌.
평온했던 아침의 균형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실 이건 그저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한 조각일 뿐인데.
잔잔한 호수 같기를 바라지만
예기치 않은 돌멩이 하나가 던져져 파문을 일으키고
그 작은 균열 앞에서 우리는 종종 당황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일들, 사소한 실수 그리고 무심한 한마디.
그것들은 마치 계란후라이 속 껍데기처럼 우리의 평정심을 뒤흔들고,
때로는 실제보다 더 큰 문제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이 계란 껍데기 하나가 오늘 하루에서 문제가 되기는 하는 걸까.
물론 잠깐의 짜증을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오늘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갈 만큼의 무게를 지닌 것은 아닐 테다.
조심스레 껍데기를 덜어내고, 다시 요리를 마치면 그만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균열들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야할까.
사소한 문제 앞에서 크게 좌절하고 분노하며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것인지
담담하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설 것인지.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이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조절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일상은 전혀 다른 빛깔을 띨 수 있다.
계란 껍데기를 발견했을 때,
그것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불평을 늘어놓기보다,
잠시 숨을 고르고 젓가락을 들어 그것을 걷어내는 행위.
그 단순한 행위에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 나는 계란후라이 속 작은 껍데기를 덜어냈다.
그리고 나서 맛있게 아침 식사를 했다.
어쩌면 오늘 하루, 또 다른 ‘계란 껍데기’들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다시 나의 하루를 맛있게 살아갈 것이다.
작은 균열 앞에서 너무 오래 머뭇거리지 않고,
그 너머의 평온함을 찾아 나아가는 것.
그게 바로 매일 조금씩 더 행복해지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