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펼쳐 세상을 가늠해본다.
엄지 끝에서 새끼손가락까지
네모난 창틀도, 둥그런 찻잔도
한 뼘, 나의 작은 자로 잴 수 있다.
문득, 너와 나 사이
그 거리는 얼마나 되니?
한 뼘 한 뼘 재어보려 하는데,
아차차!
너의 한 뼘이 나의 한 뼘과 같을 리 없지.
너는 너의 한 뼘으로
나는 나의 한 뼘으로
어쩌면 세상은
수많은 한 뼘들이 모여 이룬 풍경일까.
모양과 크기가 다른
각자만의 자를 들고
예술가처럼 건축가처럼
이것저것 재보는구나
다름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간격과 이해 속에서
너와 나, 한 뼘만큼을 지켜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