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글쓰는 국어선생님

소설쓰기와 에세이쓰기의 재미

by 구름빛

학교에서 근무한지 10년이 넘었다. 1n년차가 되고 나니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최근 3년은 거의 사춘기 소녀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다. 전국 단위의 문제 출제를 경험해 보면서 전문성을 키워보기도 하고, 출판사와의 인연으로 교과서 검토진, 문제집 출제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성취감은 분명 컸지만, 그 '일'이 곧 나를 대변해 주지는 못했다. 나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었고, 질문은 하나로 모였다. 나는 누군인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라는 사람의 의미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연구회에서 소설 쓰기 활동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온라인에서 모여 수업 사례를 나누고, 'Save the Cat!(나의 첫 소설 쓰기)'을 함께 읽으며 작가인 제시카 브로디가 제시한 '비트' 구조에 따라 소설을 직접 써내려 간다. 멘토인 수석 선생님께서 학생들과 소설 쓰기 수업을 하시면서 만든 자료에 따라 한 장면씩 글을 구성하는 활동은 나에게 새로운 활력이다.


빠진 적 없이 모임에 참여했고, 심지어 일주일에 세 번 인증 모임에도 꾸준히 글을 올렸다. 하루에 한 쪽이라도 쓰려는 이 노력이 놀랍게도 '즐겁다'. 하기 싫은 날도 있었지만, 그 감정조차 거북하지 않다. 오히려 '그래도 해야지!'라는 마음이 생긴다. 어느새 A4 15쪽 정도를 썼고, 중편 소설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15쪽이나 쓰다니! 컴퓨터 앞에 앉기까지는 귀찮아도, 막상 앉으면 진도가 더디게 나가도 글쓰기에 몰입하게 된다. 직접 써 보니 소설을 구성하는 요소도 좀 더 눈에 잘 보이고, 서사를 제대로 이끌어 나가기 위한 힘이 무엇인지도 조금씩 감이 잡힌다. 이렇게 온전히 '나만의 글 쓰기'에 집중했던 것이 언제였는지. 정말 오롯이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경험은 대학 시절 현대문학회 활동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면 다양한 감정과 소재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럴 때면 그 감정을 붙잡아 지금처럼 에세이로 풀어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글쓰기에 몰입하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수업의 마지막 꼭지가 '에세이 쓰기'인데, 어떻게 수업을 꾸려 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도 설렌다. 학교나 동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수업을 준비하는 기분이다.


나는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직접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쓰는 것에 열정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마음에 묻힌 수많은 이야기들을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비통하게 꺼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국어 교사로 아이들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기 위해서, 또 나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살아가기 위해서 나의 꿈은 글쓰는 국어 선생님이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책을 읽으며 세상을 배우는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