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복귀했다. 다른 것보다 식사 장소의 이질감이 아주 크게 느껴진다. 강남 빌딩가 한복판의 베이커리 안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보는 창밖은 높이와 색, 모양새가 제각각인 빌딩들. 식당과 술집, 편의점, 카페 간판들도 모두 제각각. 빌딩 사이 조그만 틈새로만 구름이 지나가는 푸른 하늘이 보인다. 대부분의 시야가 더럽다. 초록이라고는 건물 앞 조경으로 꾸며진 간판보다도 작은 부분뿐이다. 그나마도 재와 침, 담배꽁초로 더럽혀져 식물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양복 입은 사람들이 오간다. 조금 젊은 직장인들은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있다. 맑은 봄이지만 대부분 무채색의 옷을 입고 있다. 빌딩 뒷골목의 좁은 도로로 끝없이 차가 지나간다. 사람들과 뒤엉켜 혼돈을 만들어낸다.
다들 비슷하게 비참하고 다들 비슷하게 덜떨어진 삶을 이곳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넓고 포근한 자연을 뒤로하고 욕망으로 더럽혀진 좁은 공간에 몰려들어 우리 속 돼지들처럼 부대낀다. 서로를 더럽힌다. 또 상처 입힌다. 매일매일. 멀쩡히 대화를 나누고 목적 있게 걷고 있는 듯 보이지만. 문득 눈앞의 모두가 비뚤어져 보인다. 어지러움이 느껴져 눈을 감아버린다.
궁금하다. 남은 생을 온전히 살아낼 수 있을까. 살아낸다면 무얼 바라 살아가게 될까. 거기에 동물로서의 생존 말고 어떤 가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