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출근길 지하철에는 눈 둘 곳이 없어 늘 천정 언저리를 바라보며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문득 같은 업계의 광고 2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듀X니 X연이니 하는 결혼 중개업체의 광고이다.
손쉬운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봄을 맞아 지난 주말에 산 로퍼는 이불속에서 손 안의 웹을 통해 찾아다녔고, 오늘 혹은 내일 집 문 앞으로 배송될 예정이다. 결혼도 내가 검색하고 산 로퍼와 같은 지위가 된 것 같다.
연 몇 백 정도의 돈을 중개업체에 내고 그들이 제공하는 배우자 쇼핑몰에서 사람 리스트를 검색한다. 내가 좋아하는 해시태그를 가진 사람을 상품 검색하듯 필터링한다. 구입하고 싶은 가격대를 정하듯 연봉도 필터링해본다. 상품은 뭐니 뭐니 해도 디자인과 포장이지, 당연히 외모는 확인사항 1순위이다. 이런 사람 쇼핑몰이 생길 수 있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나를 적절한 구매자에게 판매하려는 사람 또한 도처에 널렸다.
손쉽게 얻은 적절한 물건은 다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새 제품에 의해 대체된다.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결혼 쇼핑몰의 존재는 사람의 지위를 그와 동등한 의미로 인식 속에 뿌리내리도록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문득 저 업체들에 결혼 반품 정책이 존재하는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