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대화 중 마지막에 종종 했던 말이다. 정확히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체로 취업, 결혼, 출산 등에 관한 견해차이를 얘기하다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마지막에 던졌던 말이었던 것 같다.
나는 행복하게 살 거야
나는, 엄마랑 다르게 많이 공부하고 평생 나의 일도 하고 나 외에 다른 것을 책임지지 않고 무엇보다 자유롭게, 깃털처럼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하고 싶은걸 맘대로 하면서, 행복하게 살 거야
완성형의 문장을 말한 적은 없다. 하지만 알고 계실 것이다. 나의 결핍을, 아니 스스로의 결핍을.
이제는 나도 안다. 행복이라는 단어의 공허함을. 방향성 없이 허공을 맴도는 먼지와도 같은 것이란 걸 아는 나이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행복하고 싶다. 공허함이 밀려와도 그것에 지지 않고 내가 정의한 행복으로 가는 방법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싶다. 가볍게, 더 가볍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