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옹씨 Feb 23. 2023

절독

책을 읽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다. 책은 종류가 무엇이든, 그것이 소설이든 자기계발서이든,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 가상의 세계, 그도 아니면 필연적으로 타인의 삶이다. 책을 읽는 이유는 자명하다. 현실이 아닌 곳을 바라는 마음, 이상향을 향하는 마음의 투영이다.


지하철에서도 아주 드물게, 한달에 두세명 정도는 책 읽는 사람을 마주친다. 종교 관련 복음서, 혹은 자기계발서가 주를 이룬다. 책을 읽는 이들은 이곳이 지하철임을 잊게 만들 정도로 꽤나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인다. 한치의 요동도 없이 책을 향한 시선, 자세를 거두지 않는다. 주변에 서있으면 그 세계를 절대 침범해선 안되겠다는 조심스런 마음이 들어  한두걸음 그로부터 떨어지려 한다. 오늘도 도서관 도장이 찍힌 책을 읽고 있는 이를 마주친다.


책을 손에서 놓진 않았다. 여전히 좋은 영감을 주고 뾰족해진 일상을 보둠어준다. 그럼에도 지난 몇년간의 독서를 생각해보면 꽤나 책과 내외하고 있음을 느낀다.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나의 세계를 변화시키는 독서는 하지 않는다. 그저 넷플릭스 드라마 한편을 보듯이 컨텐츠 소비로 변질되어 있다. 재밌다, 공감이 된다, 부러운 재능을 지닌 작가이다, 정도의 소감만이 남는다. 그저 습관성 독서인가 싶기도 하다.


마음 소란스런 지하철에 서서,  앉아 책을 놓지 않는 이들을 접하다 보니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저 20세기 자본주의, 국가주의 칠드런  하나가 되었 뿐이다. 19세기인가? 영화 모던 타임즈는 2 산업혁명 시기 생산라인에 톱니처럼 종속된 인간 소외를 다룬다. 지금은 21세기, 적어도 200년은 지났을테지만 인간 소외, 자본의 톱니바퀴화는 현재진행형이다.  또한 예외는 아닌 것으로 결론내려진다. 인간 하나, 생의 가치를 생각하기에 자본은 차갑고 냉철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간실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