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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내 소유물이 아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아이

by 자유 창조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그 자체를 갈망하는 생명의 아들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 태어났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다." 칼릴 지브란이 잠언집 [예언자]에서 한 말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출산하면 인생의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 아마 죽기 전까지 자식 걱정을 할 것이다. 왜 우리나라의 부모는 자식 걱정을 늘 할까?





난 결혼하기 전부터 육아에 대해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그 원칙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우리 부부가 최종 합의한 항목은 아래와 같다.

첫째,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기

둘째, 약속시간보다 먼저 가고, 숙제와 준비물도 약속이니 밀리지 말고 반드시 챙기기

셋째, 학원은 아이가 원할 때만 보내기

넷째, 성인이 되기 전까지 본인이 하고 싶은 꿈을 찾도록 격려하기

다섯째, 자기의 방은 스스로 정리하고 외모는 항상 깔끔하게 유지하기

여섯째, 책은 친구라 생각하고 항상 함께하기

자기 방을 스스로 정리하는 것과 독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나머지는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다.





나는 20년 전에 "자식은 내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육아의 원칙을 정했다. 구체적인 항목들도 결혼하기 전에 생각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와 좀 더 구체화시킨 항목들도 있다. 여러 항목 중에 학원 문제는 주변 가족들도 이해를 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렇다. 아내도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끔 불안해한다. 하지만 난 확신한다. 자율적이지 않은 아이는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며 행복이 늘 옆에 있다는 것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원하지 않는 보습학원에 반강제로 들어간다고 과연 그 아이가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즐길 수 있을까? 부모의 마음만 일시적으로 편하다. 설사 엄한 부모 때문에 공부를 하여 좋은 대학을 간다고 그 인생이 행복할까? 난 아니라고 본다. 물론 본인이 하고 싶은 꿈을 위해 원하는 학원은 재정적 범위 내에서 지원해 줘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 큰 애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다가 수의사를 꿈꿨고, 변호사를 꿈꾸다가 최근에는 외국에서 회계사를 해보겠다고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 부부의 의견을 묻는 아이에게 "너의 생각이 제일 중요하고, 타인의 의견은 그냥 참고만 해. 그리고 중요한 건 너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꼼꼼하게 조사해 보고 결정하는 거야."라고 말해준다. 무슨 부모가 이러냐는 핀잔을 가끔 듣기도 하지만 이젠 익숙해진 거 같다. 막내는 7살 때부터 배우를 꿈꿔오고 있다. 올해 5학년이 되는데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학원도 연기학원, 주짓수, 복싱, 축구, 기타, 피아노 등을 배워왔고 지금도 여전히 배우고 있는 것들이 있다. 이것도 역시 우리 부부가 강요한 건 없다. 막내 스스로 결정했고 스스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주에 연극 발표회에 가서 보니 실력이 제법 기대 이상이다.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주지 않는 건 직무유기다. 내가 아이들에게 나중에 듣고 싶은 말은 이렇다. "우리 부모는 내가 어릴 때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셨고, 내 진로도 스스로 결정했어. 지금의 일을 만족하지만 실패하거나 더 흥미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 스스로 다른 길을 선택할 거야."


인생은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 결정에 스스로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어렸을 때부터 조금씩 커가길 바라며 스스로 선택한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로 조금씩 성장해 가길 바란다.


잊지 마세요. 오늘도 당신의 하루는 향기로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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