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기록용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뭘까. 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같은 류의 제목은. 정말 내 스타일의 책이 아닐 것만 같은 느낌이 팍팍 드는. 게다가 그러한 제목 밑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단순한 배경과 일러스트까지 삼박자가 골고루 갖추어져 있는 책. 단언컨대 독서모임에 선정된 책이 아니었다면 결코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저는 앞 서 문장에 적은 저의 얄팍한 선입견을 반성하겠습니다.
읽고 나면 스스로의 세계가 확장되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은 만난 순간부터 마음속 지평선을 넓혀준다. 평생 의문을 가지고 살아왔으나 그 어떤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어 그러할 것이다,라고 지레짐작하며 넘어갔던 문제들. 혹은 왜 그럴까? 의 근원적 답을 항상 찾아 헤매는 인간들의 의문에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지! 하며 머리를 탁 치게 만드는 책들 말이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라는 책도 그중 하나이다. 그렇다 나는 오늘부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굳게 믿고 살기 시작할 것이다. 아래는 독서모임에 갈 준비를 다 해놓고 갑자기 찾아온 근육통과 두통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자의 질의응답이다.
Q1.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과 그 이유에 대하여 설명해 주세요.
* 180p "우리가 더 강렬하게 사랑하게 된 이들이 위협을 받을 때, 사람은 더 큰 폭력성을 드러낼 수 있다"라는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 것. 사랑하기에 두려움을 가지고 사랑하는 이에게 다정하기에 위협이 되는 존재에게 증오를 가진다. 그렇다면 이것은 포유류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일까? 다정함과 폭력성이 인간 본연의 본질이라면 나는 오히려 좋다. 지금 현대 사회의 수많은 혐오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해외에 나가면 다 애국자라는 말, 혹은 엄마 곰이 사랑이 넘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게 돌변할 수 있다는 순간 같은 것들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폭력성의 근원은 사랑이다. 성악설이 아닌 성선설이다. 사랑부터 시작된다. 백인 경찰이 흑인 시민을 강하게 제압하는 것들을 용서하거나 무조건 이해하자가 아니다. 인간이 폭력을 휘두를 때, 폭력을 휘두른 인간의 집단과 폭력을 당한 인간의 집단이 어디인지를 먼저 살피면 실체 없고 허상뿐인 혐오의 근원지를 찾아낼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어 깊이 성찰한다면 어느정도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Q2.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의견과 자신의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었나요?
* 115P 에 언급되는 그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
마시멜로 실험은 성공과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나타난 지 꽤 오래고, 애초 실험대상 아이들을 설정할 때, 성장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점으로 처음부터 모순이 있던 실험이다.
또한 얼마 전 뉴스기사를 찾아보니 갑오징어를 상대로 마시멜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갑오징어에게 죽은 먹이 뒤에 살아있는 먹이를 보여줬을 때, 갑오징어들을 더 최상의 컨디션의 먹이를 먹기 위하여 130초까지 죽어있는 먹이를 먹지 않고 기다렸다고 한다. 저자가 동물에게 자체적으로 실험한 동물형 마시멜로 실험의 결과와는 상반되는 결과이다. 저자는 뇌가 작은 동물들은 자제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뇌가 큰 동물들은 즉각적으로 자제력을 발휘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갑오징어를 생각한다면 신빙성이 사라지는 이야기이다.
Q3. 저자는 인간이 공동체를 위해 폭력도 정당화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당신은 다정함과 폭력성이 공존하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책의 내용과 연관 지어 이야기 나눠보아요.
*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서 우리를 위협한다면, 혹은 그저 외계인이 지구에 다가오기만 해도 우리는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똘똘 뭉쳐 외계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전쟁 준비에 전력을 쏟을 것이다. 그만큼 인간은 공동체가 중요한 종이다.
Q4. 책은 다정함이 생존의 도구였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종종 차가운 이성이나 강한 리더십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당신은 어떤 가치가 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하나요?
* 차가운 이성과 강한 리더십 속에 다정함이 들어가면 될 일이다. 여컨대 트럼프나 김정은은 강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아닌 사람보다 자본을 우선시하는 살인자들일뿐이다. 고집, 감정적 대응, 불필요한 충돌 등 하지 않아도 될 희생들을 만들어 내는 바보 지도자들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흔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강한 리더십은 시간이 흐르면 사회의 패착이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각종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죽어간다. 산업화를 위한 그 시절 그 지도자의 고집과 아집이 남아있는 것이다. 결국 그 고통과 죽음들의 값을 우리는 지금 치르고 있다.
Q5. 저자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예측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진화적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당신은 이 능력이 지금의 디지털 시대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하나요?
*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다. 바야흐로 공감능력이 사라진 시대이다. 그저 자신만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고 잘못한 것이 없어서 억울한 시대이다. 개인이 사회에서 취할 수 있는 파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능력인 다정함을 잃어버리고 산지 오래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누구나 전 세계적으로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디지털 시대에는 더 많은 무리가 생긴다. 우리는 개인 각각의 취향과 신념에 따라 무리를 고를 수 있다. 무리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배척해야 할 대상이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Q6. 다정함이 생존 전략이었다는 주장은 인간의 본성을 낙관적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이 책을 읽은 후, 당신의 인간에 대한 신뢰는 더 깊어졌나요. 아니면 의심이 생겼나요.
* 여태껏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 있다. 태극기 부대, 트럼프 지지자들, 열광적인 사이비 종교 집단 등등... 그들이 왜 그런 혐오와 폭력성을 과도하게 내비쳐가며 다른 집단을 공격 수준으로 폄하하고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인지... 그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들에게 동요되서가 아니다. 지성인이라면 가져야 할 의문점이었다. 단지 그들이 무식하고 못 배워서가 아닌, 혹은 이상한 신념에 사로잡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젠 안다. 그리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얼추 알겠다. 항상 그들은 어느 진보 진영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목소리에 '진심'이었다.
Q7.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었던 부분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 옥시토신에 관하여...
공감능력과 관련이 아주 높은 옥시토신을 타인을 공감하지 못하는 직장의 빌런에게, 사이코패스에게, 소시오패스에게 주입하면 좀 참된 사람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