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매일 정해진 수업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다른 직장인들처럼 나인투식스로 일하는 건 아니지만, 수업 준비(PPT 만들기, 유인물 인쇄 및 복사하기, 숙제 채점하기, 시험 문제 출제하기 등)를 위해 쓰는 시간을 따지면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한데 본업 말고도 벌여놓은 일이 많다. 매일 한 편씩 글을 써야 하고, 주 3회 이상 운동도 해야 하고, 독서 모임이나 영화제도 준비해야 한다. 독서 모임은 심지어 장을 맡고 있고, 영화제도 스태프로 참여 중이다. 이렇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잠잘 시간!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서 숙제를 확인하다 보면 벌써 저녁이다. 오늘은 숙제 확인이 늦어 이 글을 다 쓰고 난 후에 채점을 시작할 예정이다. 숙제 확인이 끝나고 나면 운동할 시간이 있을까? 시간을 쪼개어 운동하고 나면 독서 모임을 위해 읽어야 할 책은 졸지 않고 얼마나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원래 실컷 자고 점심 때쯤 느지막이 일어나는 걸 제일 좋아하는데, 요즘 그걸 못하니 '부족하다, 부족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6월 중순 이후에 개강했으니, 여름 방학은 아직 한참 멀었다. 남들이 다 놀러 가는 7월에도 꼼짝없이 바쁘겠지. 여름 학기의 끝은 8월 둘째 주. 달력에 하트 표시를 잔뜩 해놓고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여름 방학이여, 내게 오라. 손꼽아 기도하면서. 주말에는 좀 더 잘 수 있으니 그나마 안심인가. 아니, 아니다. 또 그다음 주 수업을 준비하려면 주말에도 일해야겠지. 아, 부족하다, 부족해! 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