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가? 예전에 〈리케LYKKE〉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리케는 덴마크어로 '행복'을 뜻하는데, 이 책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에서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 마이크 비킹(Meik Wiking)이 썼다. 덴마크는 핀란드와 함께 전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두 나라는 행복지수 면에서 1, 2위를 다툰다). 저자는 주관적인 행복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인 이 책에서 행복의 여섯 가지 요소 - 공동체 의식, 돈, 건강, 자유, 신뢰 그리고 친절 - 를 방대한 통계 자료와 함께 제시한다.
첫 번째 요소인 공동체 의식은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할 때 행복하다'는 문장으로 정리된다. 이를 내게 적용해보자면, 독서나 영화 모임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취미와 취향을 나누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두 번째 요소인 돈은 '행복의 중요한 요소지만 전부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한다. 돈 걱정 없을 재벌이나 연예인들이 자살하는 걸 보면 틀린 얘기는 아닌 듯하다. 스스로 가난을 걱정해본 적은 없다. 부모님을 봉양해야 할 의무도 없다. 그냥 나 하나 잘 먹고 잘살면 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세 번째로는 건강, 특히 정신 건강을 강조한다. 몸도 마음도 튼튼해야 행복하다는 건 누구나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네 번째는 자유로, 삶과 일의 밸런스를 중요시하고 있다. 특히 일에서 얼마만큼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싫어하는 일은 오래 하지 못하는 성격 덕분(?)에 좋아하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하고 있다. 첫 직장이었던 출판사 편집자 일이 그랬고, 지금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도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나름 만족스럽다. 여가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은 편이라 워라밸도 보장된다. 다섯 번째는 신뢰인데, 주변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과 경쟁이 아닌 협동 관계를 추구할 때 행복하다는 것이다. 현재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이 제로이므로 이 요소는 무리 없이 충족. 마지막으로 친절은 좋은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므로 친절한 행동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역시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다면 나는 행복한가?
잘 모르겠다. 지금 결코 불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100% 행복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내 꿈은 한국어 교원으로서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다. 또 다른 소망은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고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마지막 소원은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게 모두 이루어지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지는 걸까? 그럼 그 꿈과 소망, 소원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도 행복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 질문에 답을 내리려면 행복에 대해 더 공부해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