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북반구로 나는 삶의 터전을 옮겼다.
스웨덴, 우메오 대학에 대해 아세요?
요즘 제 블로그를 보시고 스웨덴 유학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분들이 연락을 주고 계세요.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이 유학국으로 영국, 미국을 택하지만 지속가능성, 투명성, 양성 평등이라는 '미래'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현재'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는 스웨덴에 관한 관심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 사회에 대한 관심 외에도 경쟁보다 협동을 강조하고 한 코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대학 시스템도 경쟁을 통한 서바이벌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합니다.
스웨덴 대학들은 절대 평가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6~7과목을 한 학기에 동시에 이수해야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6주 기준 한 코스를 마치고 새로운 코스를 시작한답니다(학점에 따라 2개를 이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재시험 제도가 있어, 통과를 한 번에 못하더라도 재시험을 통해 과목 이수를 할 수 있으며 재시험이라고 해서 특별한 불이익은 없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가 유학을 꿈꾸는 한국 학생들에게 '스웨덴'이 유학국으로서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지만 대학 자체에 대한 정보는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제한된 정보 중에서 웁살라나 룬드대학교와 같이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학교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풍부한 반면 제가 다니는 우메오 대학교에 대한 정보를 찾기에는 하늘에서 별따기일 정도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다니고 있는 '우메오 대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키보드위에 살포시(라쓰고 전투적으로) 손을 얹었습니다!
우메오가 N극이라면 나는 S극이었다.
스웨덴 북부 Umea에 위치한 우메오 대학교는 1965년에 설립되었어요. 1965년 스웨덴 북부에 우메오 대학이 설립되면서 우메오가 북반구에서 가장 큰 도시로 성장해왔답니다. 사실 여러 수치를 통해 대학의 규모나 명성에 대해 언급을 하려고 했으나... 그런 수치들은 인터넷에 키워드만 치면 금방 나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제가 느끼는 우메오 대학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해요!
여러분은 대학을 고를 때 가장 먼저 어떤 면을 고려하시나요? 이는 개인의 학업 목표마다 다를 텐데요. 저는 석사과정에 대한 목표보다 사실 석사 2년의 '생활'을 더 특별하고 풍요롭게 하고 싶었어요. 제 전공인 관광학에 대한 공부 욕심보다 이 곳에서 살면서 스웨덴이라는 나라 자체를 연구해보고 싶었거든요. 특히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배움이 단순히 학업에서의 배움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대학을 놓고 어디를 1 지망으로 쓸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 저는 저의 운명을 우메오대학교로 내던졌습니다! 1년 전 지원을 준비할 때를 생각하면 마치 정말 우메오라는 자석에 강하게 이끌렸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그렇다면 왜 저는 우메오로 왔을까요?
Study in Sweden 유학 박람회에서 우메오 대학교 관계자분과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학교에 대한 자신감이었어요. 우리 학교는 유럽의 전체 대학 중 학생 만족도가 가장 높은 학교로 선정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학교가 학업뿐만 아니라 생활면에서도 학생들에게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외국인으로 다른 나라에 유학을 가는 만큼 학업뿐만 아니라 비자, 보험, 집, 언어 등 이 곳에서의 생활과 사회 정착을 위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학교의 학생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은 학교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쌓아줬답니다.
실제로 출국하기 전까지 학교 국제교류처(International Office)에서 수시로 비자나 출국 준비, 1년 후 집 구하는 문제까지 신경 써주시고, 이 곳에 도착한 이후에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현재는 학교에서 시내에 있는 랭귀지 스쿨에서 스웨덴어 한 코스를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셔서 스웨덴어도 공짜로 배우고 있답니다 (등록은 제가 하고 학교가 코스비를 지원해주는 방식이에요).
이 외에도 학교에서는 유럽 이외 지역에서 온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환영회나 세미나를 열어 유학생들의 네트워킹을 돕기도 하고, 이 곳에서 겪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귀를 기울여주시곤 해요(유럽인들을 차별한다기보다 유럽 학생들은 EU 정책에 따라 장학금 제도나, 학점 교류가 우리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저는 안전함뿐만 아니라, 안정감을 느끼며 유학생활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삶의 목표 중 하나는 제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예요. 많은 호기심을 바탕으로 지극히 경험주의자인 저에게 지구 북구에 위치한 우메오는 지금껏 살아온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제공해줄 거란 확신이 있었어요. 지리학적으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북반구에 위치한 우메오이기에 생활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사실은 자명했고,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대학도시로서 스웨덴 북구를 넘어 노르딕 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환경의 제약에 상관없이 인류는 늘 적응을 해오며 생존을 해왔기에 이 곳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여행자로서 엿보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메오 매력지수를 한 층 끌어올렸답니다.
유학 3개월 차 우메오에서 제 생애 가장 이르고 가장 많은 눈을 보았고, 가장 짧은 낮을 경험하고 있어요. 아침 8시 40분경 뜨는 해는 2시 반쯤 진답니다. 또, 겨울에는 우메오가 굉장히 생활하기에 혹독한 곳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사실 스웨덴 사람들은 입을 모아 우메오의 겨울을 스웨덴 남부의 겨울보다 훨씬 낫다고 말해요. 비가 많이 오고 굉장히 습한 남부와는 달리, 우메오의 겨울은 건조하고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오히려 더 포근하답니다. 또한 눈이 와서 거리가 훨씬 더 밝답니다.
우메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 '나쁜 날씨는 없다. 다만 나쁜 옷이 있을 뿐이다'. 날씨나 환경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나름의 방식대로 적응을 통해 각자의 생활을 꾸려왔고, 도시를 가꿔오고 있어요. 너무나도 다르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이 곳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특별한 기후외에도 이 곳에는 북반구에서 가장 큰 스포츠센터인 IKSU가 있습니다. 등록 기간에 따라 한 달에 5 ~7만원 으로 이용가능해요. 저는 1년 회원권을 끊었는데 12개월 58만원 정도를 지불했어요. 헬스시설뿐만 아니라 요가, 필라테스, 줌바, 배드민턴, 바디펌프, 수영 등 다양한 클래스가 1년 365일 열립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운동을 하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미루는 경우가 다반사였어요. 하지만 우리는 내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내 몸이 건강해야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요. 몸은 단순한 몸이 아니라 모든 감각이 늘 깨어있는 살아있는 곳이듯 그 것들을 온전히 느껴야만 나의 영혼과 정신을 깨울 수 있으니까요.
또한 우메오가 2014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것을 아시나요? 북반구 구석에 위치한 작은 도시라 여겨지도 하지만 우메오에서도 항상 다양한 전시, 콘서트와 같은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어요. 특히 세계 1위에 랭크된 우메오 대학 디자인 스쿨 덕분에도 다양한 예술 체험이 가능하답니다. 중요하지만 미뤄놨던 것들을 저는 이 곳에서 하나씩 되찾고 있어요.
이번 글은 학업에 대한 정보를 얻으시길 바라는 분들에게는 많은 영감을 드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번엔 이 곳에서 공부하는 한국학생들이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고,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인터뷰해보고자 합니다! 우메오 대학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학교에서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하니 연락주세요!
- 스웨덴 유학 계기 및 장학금 도전: https://brunch.co.kr/@enerdoheezer/9
- 스웨덴 석사 유학 준비 과정(세세한 절차들): https://brunch.co.kr/@enerdoheeze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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