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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ney Aug 05. 2022

눈사람


<눈사람>    -딸, 도담-


눈공 두 개를 동그랗게 만들어서

큰 것을 밑에, 작은 것을 위에.

돌로 눈을 콕콕!

당근으로 코를 쑤욱 넣고

나뭇가지로 팔을 꽂아준다.

눈사람은 친구를 기다리다,

해가 뜨자 저 땅 밑으로 사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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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엄마, Journey-


아주 작고 단단한 눈 뭉치

눈을 굴리고 붙여 점점 커진다.

동글동글하게 다듬은 커다란 눈덩이

큰 거 위에 작은 거 올리고

눈 코 입을 붙인다.


눈이 녹으면 사라질 걸 알지만

이 순간만큼은

영원히 녹지 않을 것처럼 열심이다.

그래서일까?

눈사람이 녹아내린 빈자리를 봐도

아쉬움이 오래가진 않는다.

작은 눈 뭉치가 눈사람이 되기까지의

즐거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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