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나 사이,
한치의 틈도 없이 딱 붙었다.
"우리 조금만 떨어져 있자."
"싫어. 떨어져 있으면 외롭단 말이야."
외롭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알고 하는 걸까
"네가 생각하는 외로움은 뭐야?"
"엄마랑 아빠랑 일하러 가고 나서
할머니 집에 가 있으면
내 안의 장난기가 다 사라져.
그래서 계속 TV만 보게 돼.
그게 외로운 거야.
근데 엄마랑 아빠가 일 끝나고 데리러 오면
자꾸 장난치고 싶어져."
TV 보는 게 좋아서 하루 종일 보는 줄 알았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다.
네가 외로움을 알기나 하냐고 무시했더라면
영영 몰랐을 아이의 마음.
표현되지 않는 그 너머에도 아이의 마음이 있다.
어쩌면 그게 더 깊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