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이와 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urney Sep 16. 2021

외로움

여덟 살 아이의 말

아이와 나 사이,

한치의 틈도 없이 딱 붙었다.

"우리 조금만 떨어져 있자."


"싫어. 떨어져 있으면 외롭단 말이야."

외롭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알고 하는

"네가 생각하는 외로움은 뭐야?"


"엄마랑 아빠랑 일하러 가고 나서 

할머니 집에 가 있으면

내 안의 장난기가 다 사라져.

그래서 계속 TV만 보게 돼.

그게 외로운 거야.

근데 엄마랑 아빠가 일 끝나고 데리러 오면

자꾸 장난치고 싶어져."


TV 보는 게 좋아서 하루 종일 보는 줄 알았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다.

네가 외로움을 알기나 하냐고 무시했더라면

영영 몰랐을 아이의 마음.


표현되지 않는 그 너머에도 아이의 마음이 있다.

어쩌면 그게 더 깊을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우, 사자, 파랑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