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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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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ney Sep 10. 2021

여우, 사자, 파랑새

아홉 살 아이의 말

"나는 궁금한 게 많은 쥐.

엄마는 할 일이 많을 때는 여우, 평소에는 파랑새.

아빠는 평소에는 파랑새, 피곤하면 여우나 사자.

여우는 뭐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거고

파랑새는 격려해주는 거고

사자는 밍밍한 무반응이야."


그림책 <빨간 벽>을 읽고

아이가 표현한 우리의 모습에 등골이 서늘해진다.

너무나 정확해서.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이렇게 와닿을 줄이야.




빨간 벽은 언제나 거기 있었어요.
눈 닿는 데까지 뻗어 있었지요.

......

꼬마 생쥐는 호기심이 많았어요.
“난 정말 궁금해. 벽 너머에 뭐가 있을까?"

......
여우가 씩 웃으며 대답합니다.
"벽 뒤에 뭐가 있든 무슨 상관이야.

꼬마 생쥐, 넌 질문이 너무 많아. 뭐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러면 나처럼 행복해질 테니까."
......

사자가 슬픈 얼굴을 하며 대답합니다.
"벽 뒤에는 아무것도 없어. 그냥 커다랗고 시커먼 없음이 있지."

......

파랑새가 말합니다.

"그 친구들은 두려운 마음으로 봐서 그래.

너는 궁금해하면서 봤잖아. 넌 정말 용감했어.

진실을 스스로 찾아 나설 정도로 말이야.
꼬마 생쥐야, 네 인생에는 수많은 벽이 있을 거야.

어떤 벽은 다른 이들이 만들어 놓지만

대부분은 네 스스로 만들게 돼.
하지만 네가 마음과 생각을 활짝 열어 놓는다면

그 벽들은 하나씩 사라질 거야.

그리고 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발견할 수 있을 테고."


-그림책, <빨간 벽>중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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