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엄마가 울면 "엄마 울지 마"하며
내가 더 크게 따라 울었다.
엄마에게만 그런 줄 알았는데
TV를 보다가도 영화를 보다가도 사람을 만날 때도
누가 울면 어느새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그래서 한때는 내가 무척 공감 능력이 뛰어난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의 경우엔 눈물과 공감 능력은 비례하지 않았다.
어쨌든 오늘도 TV를 보다가 따라 울었고
"엄마 또 울어?" 소리를 들었다.
어릴 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원래 엄마가 울면 따라 우는 줄 알았다.
내가 우는데도 딸은 전혀 따라 울지 않는다.
이제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알지만
처음에는 아이가 울지도 않고 '엄마는 대체 왜 울지?'
하는 표정을 지어서 몹시 당황했다.
저 사람이 우는데 엄마가 따라 우는 게 이해가 안가
아이는 또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나는 엄마 울지 마 했는데 딸은 엄마 또 울어? 한다.
내 눈물샘은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아서
아이 앞에서 자꾸만 운다.
아이에게 나는 이미 눈물이 많은 사람,
누가 울면 따라 우는 사람인 것 같다.
대체 난 왜 자꾸 따라 우는 거지? 눈물샘 고장인가?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울 때는 또 따라 울지 않는다.
내 눈물의 비밀을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