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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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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ney Nov 29. 2021

엄마 또 울어?

어릴 때 엄마가 울면 "엄마 울지 마"하며

내가 더 크게 따라 울었다.

엄마에게만 그런 줄 알았는데

TV를 보다가도 영화를 보다가도 사람을 만날 때도

누가 울면 어느새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그래서 한때는 내가 무척 공감 능력이 뛰어난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의 경우엔 눈물과 공감 능력은 비례하지 않았다.


어쨌든 오늘도 TV를 보다가 따라 울었고

"엄마 또 울어?" 소리를 들었다.

어릴 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원래 엄마가 울면 따라 우는 줄 알았다.

내가 우는데도 딸은 전혀 따라 울지 않는다.

이제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알지만

처음에는 아이가 울지도 않고 '엄마는 대체 왜 울지?'

하는 표정을 지어서 몹시 당황했다.

저 사람이 우는데 엄마가 따라 우는 게 이해가 안가

아이는 또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나는 엄마 울지 마 했는데 딸은 엄마 또 울어? 한다.

내 눈물샘은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아서

아이 앞에서 자꾸만 운다.

아이에게 나는 이미 눈물이 많은 사람,

누가 울면 따라 우는 사람인 것 같다.


대체 난 왜 자꾸 따라 우는 거지? 눈물샘 고장인가?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울 때는 또 따라 울지 않는다.

내 눈물의 비밀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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