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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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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ney Dec 13. 2021

계란 깨기

아이가 실수했을 때

아이와 함께 저녁 준비를 하는데 아이가 계란 깨기를 해보겠다고 한다.

계란을 탁 치는 순간 터져 나온 노른자와 흰자가 아이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싱크대로 들어갔다.

당황한 아이에게 괜찮다고, 힘 조절이 안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얘기하며 새 계란을 꺼내 주었다.

새 계란을 받아 들고 머뭇머뭇 아이가 말했다.


"엄마가 깨 주면 안 돼?"


방금과 같은 실수를 또 할까 봐 긴장한 모양이다.

문득 오전에 강의에서 들은 얘기가 생각났다.


"도담아, 아까 계란이 왜 싱크대로 빠져버렸는지 알아?"

"내가 힘 조절이 안돼서."

"그것도 맞지. 근데 엄마가 얘기하고 싶은 건 네가 도전했기 때문이라는 거야. 네가 계란 깨기를 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 엄마가 강의에서 들었는데 뭔가 하기 때문에 실수도 하는 거래. 처음이니까 힘 조절이 안된 건 당연한 거야. 이 계란이 또 싱크대에 빠져도 괜찮아. 하다 보면 이 정도면 되겠다 알게 될 거야. 그러니까 다시 해보자."


한껏 긴장은 했지만 아이는 다시 계란 깨기에 도전했다.

이번엔 너무 살살해서 쉽지 않았지만 결국 그릇에 계란을 예쁘게 담았다.

아이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실수를 한다는 건 멈춰있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한다는 것.

끊임없이 크고 작은 도전을 하고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자 아이의 실수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실수하고 넘어지더라도 자꾸자꾸 부딪혀보고 도전해보는 아이를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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