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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jin Apr 26. 2024

[읽은 책 기록] 2024년 4월


1. 물의 과학 | 제러드 폴락 지음, 김홍표 옮김

2.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김지우

3. 에픽 #2 | 문지혁, 최현숙, 정명섭, 남궁인, 김대주, 김화진, 이지용, 임지훈, 김솔, 김홍, 송시우, 이주란, 황정은, 의외의사실

4. 양자역학 이야기 | 팀 제임스 / 김주희

5.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 양유진

  




물의 과학 | 제러드 폴락 지음, 김홍표 옮김


- 얼음이 호수 표면부터 언다는 사실은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하지만 바로 이 '기이함' 때문에 겨울 얼음장 아래로 물이 흐르고 물고기가 얼어 죽지 않는다.


- 물은 다른 신체 구성 요소인 단백질이나 지방산 등과 비교했을 때 크기가 아주 작은 물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게가 아니라 숫자로 따진다면 우리 신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99퍼센트는 물 분자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근육의 운동을 연구하던 폴락은 이 99퍼센트의 물 분자를 무시한 생물학은 시작부터 '틀렸다'고 보았다.


- 물 위에서 꽃가루가 쉼 없이 움직이도록 하는 힘 혹은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결론을 에둘러 말하면 물 분자에 전달된 에너지가 그 추동력을 제공한다. 아마도 태양에서 출발해서 지구에 도착한 적외선 또는 가시광선이 가진 에너지가 물 분자 안으로 전달되고 그것이 방출되면서 꽃가루를 간단없이 움직이게 할 수 있아는 것이다.


- 특정한 임계 온도 아래로 내려가면 물은 이제 팽창한다. 얼음으로 전이될 때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얼음은 물에 뜬다. 섭씨 4도는 얼마나 특별한 온도인가? 또 왜 얼음은 물보다 밀도가 낮은 것일까?


- 순수한 물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물은 거의 모든 외부 물질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은 거의 모든 것의 용매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김지우


 - 말하기를 멈추고 싶은 순간과 힘을 내어 쓰고 싶은 순간 사이에서 글을 썼다. 이 책은 더는 앞장선 이로 말하고 싶지 않아서 쓴 책이다.


-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이의 죽음을 걱정하는 일과 같다.


- 아픈 아이에게는 잔치를 베푸는 게 아니라는 만류에 그 흔한 돌잔치조차 하지 못 할 때 느꼈을 가족 안에서의 고립감.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라는 평범한 수순을 밟으려고 입학을 거절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시도해야 했던 순간. 유아기가 지난 큰 아리를 유아차에 태우고 다닌다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무례한 시선.


- 네게 질문하는 건 큰 스릴을 안고 뛰어드는 일만 같다.


- 휠체어 탄 학생 중에는 무대에 오를 이가 없다고 여기는지, 내가 살아오면서 본 모든 단상은 거짓말처럼 계단으로만 설계되어 있었다.


-  다닐 학교를 고르는 기준은 언제나 ‘엘리베이터가 있는가‘였다. 학군, 교육방식, 교사의 실력, 내신성적을 따기 쉬운지 어려운지, 입시 결과 등의 조건은 늘 뒷전으로 밀려났다. (중략) 입학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현미와 태균이 의례마냥 하던 일은 내가 다닐 학교의 교장과 교감 선생님을 만나 면담하는 것이었다. 마치 학교에 다녀도 되냐고 허락을 받는 것처럼.


- 행운이 따라야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명제다. 궁금해진다. 부탁하지 않아도, 운이 없어도 입학하는 삶은 어떤 삶일까. 나는, 그리고 많은 사람은 여전히 그런 삶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에픽 #2 | 문지혁, 최현숙, 정명섭, 남궁인, 김대주, 김화진, 이지용, 임지훈, 김솔, 김홍, 송시우, 이주란, 황정은, 의외의사실


- 상대방의 표정을 볼 수 없다면 우리는 '진짜로' 대화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 수업의 본질은 수업 이전과 수업 이후에 있다는 것을, 나는 1년을 헤매고서야 어렴풋이 깨닫는다. 오늘 읽어야 할 책과 배워야 할 기술에 관한 몇 시간짜리 강의가 아니라, 옷을 입고 책과 노트와 필기구를 챙겨 버스와 지하철에 타는 것이 수업이다. 교실까지 걸어가서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딴생각을 하는 것이 수업이다. 말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머뭇거리는 시간, 잘 정돈된 슬라이드가 펼쳐지는 시간이 아니라 컴퓨터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낑낑대는 시간, 활발한 토론이 오가는 시간이 아니라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는 시간이 수업이다.


- 덕후는 앞뒤 안 가리고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뭔가를 좋아해서 내 인생과 경력에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는 존재이다.


- 그렇다면 나는 왜 이렇게 해롭고 나쁜 전쟁을 좋아하게 된 것일까? 고백하자면, 너무 싫기 때문에 들여다보는 것이다.


- 역사는 굉장히 냉정하고 차갑게 봐야 한다. 그래서 나는 전쟁을 연구하고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뭔가를 파괴하려면 거기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  욕하며 고성을 지르는 사람, 통제하기 어려운 취객, 급성으로 발병한 정신과 환자의 곁을 지키며 불의의 사고를 막아야 한다. 몸이 상하는 일이 다반사면서 가장 원색적인 욕을 듣기도 한다. 그들이 남몰래 우는 일도 많이 보았다. 나는 늘 궂은일을 도맡은 이들의 이야기가 항상 궁금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도 들을 수 없었다. 그들은 내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외부 회사 소속입니다. 우리의 일과 고충은 회사의 통제를 받습니다. 우리가 생각을 자유롭게 인터뷰할 경우 상부에 보고되면 인사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는 윗선을 통해 허락을 받고서야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가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항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거긴 제가 청소하지 않아도 되는 곳인데 저는 꼭 가서 청소하게 되더라고요. 자기 정해진 일만 하면 서로 보기가 별로잖아요. 냉정하게 살면 속상해요.





양자역학 이야기 | 팀 제임스 / 김주희


- 금속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빛은 금속 표면에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반면에 녹색, 파란색, 보라색 빛은 전자를 떼어낸다. 이는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빛보다 녹색, 파란색, 보라색 빛의 에너지가 강하다는 측면에서는 말이 된다.


- 전자에 가하는 빛에너지가 충분히 강하면, 전자는 그 빛을 흡수하면서 원자핵과의 결합에서 자유로워진다.


- 각각의 파형은 공기 중에서 제각기 다른 음을 낸다. 기타나 벤조의 현을 퉁기면 특정 에너지로 진동한다. 다은 음은 서로 다른 배음(허용된 파동)이며, 슈뢰딩거 방정식은 핵에 구속된 전자가 음악과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 전자를 생각할 때는 핵 주위를 도는 작은 입자가 아닌, 핵을 중심에 두고 진동하는 납작한 표면을 떠올려야 한다. 에너지가 올라갈수록 그 표면은 더욱 복잡한 형태가 된다. 이제는 전자가 진동하는 핵 주변 영역을 궤도로 생각하지 않으며, 이름도 '오비탈orbital'이라 바꾸어 부른다. (중략) 오비탈은 에너지 양자화가 발생한 원인을 가르쳐 준다. 핵 주위에는 전자의 특정 배음만 허용되는 까닭에, 각 원자에는 특정 에너지값만 허용된다.


-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했던 그리스 수학자 헤론Heron은 우리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데 익숙한 수 체계와 직각을 이루는 새로운 유형의 수 체계를 발명했다. 그것은 음수의 제곱근으로 정의되는 수인데, 르네 데카르트는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 수에 '허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중략) 전자의 파동함수는 수식에 허수가 부분적으로 포함된 경우에만 유효하다. 슈뢰딩거 방정식이 제대로 작동한다면(실제로 잘 작동한다), 전자는 다시 핵 주위의 3차원 공간뿐만 아니라 가상의 차원에서도 진동하는 것이다. 대체 자연은 뭘 하는거야?


- 다른 결과를 얻기 바라면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려면 얼마나 미쳐야 하는 것일까? 양자물리학자만큼은 미쳐야 한다.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 양유진


- 자가면역질환 증상 중 네 가지 이상이 나타나야 루푸스라는 병명으로 불린다.


- 난치성이라는 무서운 병명과 달리 생존율이 90퍼센트나 되는 생각보다 온순한 병이다. 생존해나가는 과정이 매우 불편하지만 함께 잘 살아가면 되는 질병이다.


- "어차피 큰일 난 거 일단 점심 먹고 해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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