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 항공 2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임금은 경쟁사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회사를 그만두는 직원이 드물다.
그만두기는커녕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8년 포춘지 선정)
사랑은 헌신으로 이어진다.
사우스웨스트의 조종사들, 출발이 늦어질 조짐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득달같이 기장실 문을 박차고 나간다. 승객 수하물을 직접 나르기 위해.
승무원들은 기내 청소를 돕고 게이트에서 탑승 수속을 담당하기도 한다.
매표를 담당하던 직원, 처음이라 비행기 환승을 두려워하는 할머니 고객을 만났다.
자기 업무를 마친 뒤, 같이 비행기를 타고 환승 공항까지 날아가, 할머니를 직접 환승시켜드린 뒤,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단다.
다른 항공사에선 절대 볼 수 없는 풍경.
1994년 미국 경영자의 날, ‘USA Today’에 실린 광고다.
감사해요. 허브
직원들 이름을 모두 기억해 준 것
추수감사절에 수하물 적재를 도와준 것
우리의 말을 들어준 것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항공사를 경영해 준 것
직장에서 반바지를 입게 해 준 것
보스가 아니라 친구가 되어 준 것에 대해서
16,000명의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낸 광고다.
여기서 의문, 사우스웨스트는 9.11 테러 후의 항공 위기를 극복했을까?
가뿐히 넘겼다.
모든 항공사들이 적자를 내거나 파산했지만 사우스웨스트 홀로 흑자를 기록했다.
2010년대까지 사우스웨스트는 40년 연속 흑자 행진을 벌였다. 2014년 순이익은 11억 4000만 달러.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재미있는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인다. 고객에게 재미를 주는 게 좋은 서비스라 믿기 때문.
사우스웨스트의 기내 방송이다.
"담배를 피우실 분들은 밖으로 나가 날개 위에서 마음껏 끽연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흡연하시면서 감상하실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기내 화장실에 최대 몇 명이 들어갈 수 있는지 대결도 한다.
승무원이 트렁크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쇼도 보여주고.
안전수칙을 랩으로 들려주던 승무원은 SNS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다.
"2시 출발 예정이던 OO항공 XX기의 출발이, 항공기 연결 관계로 30분 지연되겠습니다. 승객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이러고 끝.
양해(諒解).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
한국에선 항상, 승객들이 항공사의 사정을 너그러이 받아들여야 한다.
왜 항공사들은 너그러우면 안 될까?
사우스웨스트는 다르다.
"출발 지연으로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지금부터 보물찾기를 하겠습니다. 동그라미가 그려진 1달러 지폐 세 장이 근처에 숨어 있습니다. 이 지폐를 찾으시는 고객에게는 200달러의 상금과 공짜 비행기 표 1장을 선물로 드립니다. 출발~"
신나는 보물찾기, 출발 지연에 불평하는 승객은 아무도 없다.
돈 때문에?
아마 아닐 것이다. 고객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고마웠을 것이다.
정리하자.
직원들이 행복하면 고객 서비스가 좋아지고, 고객들이 만족하면 기업의 수익이 늘어난다.
이 평범한 논리학을, 왜, 모르는 기업들이 많을까?
왜?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가장 존경하는 기업’이다.